탄소 배출 없이 제품 배송하는 시애틀의 마이크로 허브
미국 시애틀이 전자 상거래를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코로나로 인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시장의 환경 영향력을 줄이고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시(市)의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시애틀은 유통 과정 중 운송 허브 센터에서 고객에게 제품이 배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혁신시켰다. 인구 밀도가 높고 배송지 별 거리가 짧은 도시에 자전거나 전기자동차로 제품을 배송하는 '마이크로 허브(micro hub)'를 구상한 것이다. 화물운반대의 본거지로서 마이크로 허브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적 이동수단으로 배달이 가능하다. 근린 지역에 적합한 규모의 '친환경 배송 모델'이다. 시애틀 교통부도 참여해 물류 전략을 통한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하고자 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도시 화물 연구소(Urban Freight Lab) 소장이자 워싱턴 대학 공급망 교통 및 물류 센터의 창립 책임자인 앤 굿차일드(Anne Goodchild)는 마이크로 허브를 '연구 기업'으로 정의했다. 단순히 제품을 배송하는 장소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모여 허브의 모델을 테스트하고, 수정 및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굿 차일드 소장은 패스트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전 세계는 불완전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과도기에 있다"며 "온라인 배송의 급성장으로 인해 여러 대의 배송 차량이 동일한 지역을 수십 번 이동해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매자들은 여전히 온라인 쇼핑을 원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상점이 점점 사라지면서 도시들은 이 공간을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허브는 지역사회가 원하는 모양과 방식으로 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영 방식이 호환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 허브는 상업 및 주거 시설이 혼합되어 있는 벨타운(Belltown) 시내에 위치해 있다. 이전 주차장 부지의 약 4분의 1 크기이며, 현재는 이 곳에서 택배를 보내고 받을 수 있다. 물류업체 중에서 근거리 배송업체 액슬레하이어(AxleHire)가 이 프로젝트에 가장 먼저 참여했다. 액슬레하이어는 밀키트 전문 업체인 헬로프레시, 블루 에이프런 등을 대상으로 상품을 발송하고 있다.
배송 차량은 도심 내 직접 고객 배송지에 제품을 배달하지 않고 인근지역의 배송 상품을 모두 허브에 넣는다. 이후 자전거,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허브에서 부터 고객의 배송지로 상품을 배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마이크로 허브는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구상 및 운영된다. 액슬레하이어가 제공하는 전기 자동차나 화물용 자전거로 배송한다. 일부 배송은 도보로 이루어지기도 하며, 전기 자전거 업체 코스터 사이클(Coaster Cycle)이 전기 보조 자전거를 제공한다.
제너럴 모터스의 전기 화물 운반차량을 설계한 브라이트 드롭(Bright Drop)은 전기 보조 자전거로 제품을 운반하도록 설계했다. 기존의 짐수레 형식의 화물 운반대를 재설계하고 짐까지 실을 수 있도록 네 발 자전거로 만들어 배달 기사의 육체적 힘을 줄일 수 있게 했다.
마이크로허브 주변에는 소포 보관함도 설치돼 소비자가 원할 경우 직접 제품을 수거할 수 있다. 더 많은 제품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배달될 수 있도록 페덱스나 UPS와 같은 택배 회사와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굿 차일드 소장은 "이 프로젝트만으로 도시가 제로 배출을 실현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탄소 효율과 도시 친환경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파트너들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상자를 허브로 가져오는 인바운드 차량 밴을 전기 자동차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는 이어 "마이크로 허브를 똑같은 형태로 전국에 설치하는 것보다는 '도시 공동체가 사회와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산타모니카도 지난 2월 부터 유사한 모델을 시험 중에 있다.
시애틀은 운전자 편의시설, 전기 스쿠터 충전소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모델을 구상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허브 외에도 현재 시애틀은 '유령 주방'은 도시 주변 식당들이 도시 중심지의 푸드 트럭에서 음식을 요리하고 우버이츠나 우체국 같은 음식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