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GC, ESG의 ‘G(지배구조)’ 강화하는 지침 내놔
유엔(UN) 차원에서 비즈니스 섹터의 사회적 책임을 추진하는 국제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ESG 중 ‘G(지배구조)’를 강화시키려는 목적 아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지침을 내놓았다. 일명, ‘SDG 16 비즈니스 프레임워크: 변혁적 지배구조 고취(SDG 16 Business Framework: Inspiring Transformational Governance, 이하 프레임워크)’다.
UNGC가 공개한 이 프레임워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16번 목표를 토대로 한다. SDGs 16번은 ‘정의, 평화를 위한 제도(Peace, Justice and Strong Institutions)’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평화롭고 포용적인 사회 증진 △모두에게 정의를 보장 △모든 수준에서 효과적이며 책임감 있고 포용적인 제도 구축에 목표를 두고 있으며, 12개의 세부목표를 포함한다.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시키는 것과 더불어 이사회가 올바른 기업 문화와 가치를 만들고 감독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몇가지 내용을 소개하자면, SDGs 16번의 세부목표 1은 ‘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폭력과 그로 인한 사망률 대폭 감소’다. 이에 따라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내부적으로 모든 형태의 직장 폭력(괴롭힘, 성희롱 등)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직원 및 이해관계자가 폭력을 조장하고 평화를 훼손하는 비즈니스 행위를 보고할 수 있는 '핫라인 또는 내부 고충 처리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세부목표 7은 ‘모든 단계에서 의사결정이 대응적, 포용적, 참여적, 대의적이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기업이 직원, 투자자, 환경ㆍ인권단체 및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청취하여 의사 결정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포용적이고 참여적인 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더불어 기업 고용과 경영진, 이사회 구성에 있어 다양한 인종과 성별 균형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를 위해선 고용 및 이사회 선정 과정을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 맞춰 외부에 공개해야 하며, 선정 과정도 민주적으로 진행되었는지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서술한다.
또한, 세부목표 10은 ‘국내법 및 국제적 합의에 따라 정보에 대한 대중 접근을 보장하고 기본적인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도 모든 직원과 이해관계자가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행사할 수 있도록 윤리적 리더십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더 나아가, 기업은 열악한 근무 조건 아래 인권 유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공급망에서도 관련 근로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파악하여 목소리를 내고, 근로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인식 개선 및 관련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침을 제공한다. 또, 기업이 경영 성과와 관련된 법률ㆍ규정 마련을 위해 정부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할 때, 그 내용이 환경, 인권, 또는 투명성을 저해하는 것이 아닌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이 가운데, 유럽 내에서는 ‘지배구조 이니셔티브’ 마련을 놓고 이해관계자들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경영 책임을 불명확하게 만들고 주주 이익과 재무 성과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최근 일부 비즈니스 협회와 북유럽 국가들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한 기업 거버넌스 이니셔티브(Initiative on Sustainable Corporate Governance)’ 마련에 기후정보공개표준위원회(CDSB)와 NGO 연합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CDSB와 NGO 연합은 전통적으로 기업 지배구조는 재무 성과에만 집중됐다면서 기업 지배구조에 지속가능성 문제를 통합시키면 기업이 직면하는 문제 해결의 탄력성과 기회 포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극적으로 사회, 환경 개선까지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CDSB는 몇 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이니셔티브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CDSB는 영국에 상장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저탄소 사업에 투자한 것보다 주주 배당금이 BP는 14배, 쉘(Shell)은 11배 높았다고 제시했다.
또한 BMW는 독일 정부에 보조금과 추가 지원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책임 활동을 강화하기 보다는 16억 유로(2조173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1000개의 EU 지속가능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5% 미만의 기업만이 지속가능성을 핵심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고 이사회 성과 인센티브에 연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후 목표를 공개한 기업은 3분의 1에 불과하며, 파리기후협정 또는 과학기반목표와 일치시켜 접근하거나 기후 변화 관련 리스크를 고려하는 기업은 6%에 불과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이 아직 팽팽해 EU의 ‘지속가능한 기업 지배구조 이니셔티브’가 만들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UNGC 지배구조 프레임워크 전체 내용은 다음 주소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sdg16.unglobalcompac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