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전자, ESG 공약에도 왜 온실가스 더 늘었나" 보도

2021-06-29     박란희 chief editor

 

파이낸셜타임즈(FT)는 28일 “삼성전자의 탄소배출량 증가와 화석연료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환경 활동가들이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의 기후공약과 ‘탄소중립’에 대한 약속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이러한 공약이 과대평가된 것인지 아닌지 ‘그린워싱’을 감시하는 움직임도 덩달아 늘고 있다.

FT는 ‘기후 솔루션’의 윤세종 변호사의 말을 인용, “대다수 기업이 ESG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 단적인 사례로 등장한 것이 삼성전자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0 온실가스 배출량은 1360만8258톤으로, 전년(1114만3405톤)보다 22.12% 늘었다. 2019년의 경우 전년 대비 3%만 증가했지만, 반도체에 대한 호황으로 수요가 늘어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도 덩달아 늘었다. 이는 SK하이닉스도 비슷한데,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468만8308톤으로, 전년(377만9223톤)보다 24.05% 늘었다.

FT는 그린피스의 자료를 인용해 “삼성전자는 전력의 80%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며 “현재 미국, 유럽,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그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 같은 질의에 대해 삼성은 언급을 피했다”고 밝혔다.

FT는 “삼성전자의 기후 전환 노력은 에너지 시스템이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가장 큰 제조공장 중 하나인 한국과 베트남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는 있지만 아직 정해진 기간이 없어, 단기간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자신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FT는 밝혔다. 

삼성전자는 탄소 배출을 상쇄할 수 있도록 크레딧을 구입하고, 재생에너지 확대가 보다 쉬운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서는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베트남에서 단일기업으로는 최대 고용주이자 GDP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음는 정치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환경활동가들은 양국 정부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삼성의 사업규모와 한국 및 베트남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다른 시장의 재생에너지 목표 추구 공약 등을 감안할 때 한국과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의 윤세종 변호사는 FT에 “한국의 ‘진짜 범인’은 수년 동안 에너지 시장 변화에 저항한 한전과 정부 부처”라는 말도 덧붙였다.
직접 전력구매(직접 PPA)가 최근에 가능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5%가 조금 넘는 수치다.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고 다들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 변호사는 “한전을 포함한 한국기업과 금융기관, 삼성 계열사들은 수년 동안 베트남의 석탄발전에 앞장서왔다”며 “한쪽에선 전자공장에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원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석탄발전소를 짓는 형태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판이 이어지자, 삼성물산을 포함한 금융부문에선 지난해 석탄금융의 종식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