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공급망의 탄소배출량 추적 가능한 '온도등급 시스템' 개발
기업의 직간접적 배출, 제품 에너지 배출 정보 제공 예정 파리협정 이후 정부와 투자자들의 기후 변화 대응 목소리 높아져
영국 환경 비영리단체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ㆍ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이하 CDP)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업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는 온도 등급(temperature rating)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DP는 전 세계 8,000여 개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물, 산림자원 등의 환경이슈 대응 관련 경영정보를 수집해 평가하는 기관이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온도 등급 시스템은 투자자들이 약 4000여개 공급망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고 기후변화 위험을 예측, 관리할 수 있게 한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미래 포트폴리오와 투자자금의 흐름에 대비할 수 있다.
저탄소 경제 시대, 정부ㆍ투자자들의 관심 증대
저탄소 경제로 전환되는 현 시점에서 기업의 탄소 배출 성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따라 국가들은 205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률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고 이상적으로는 산업화 이전 기준보다 1.5도 높게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전 세계 정부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법과 세금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행동 변화를 장려하는 추세다.
CDP 유럽 자본시장 이사인 로렌트 바비키안(Laurent Babikian)은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포트폴리오를 국제 기후 목표와 미래 경제에 맞추기를 원한다"며 "CDP의 온도 등급 시스템은 기업 목표에 대한 명확하고 과학적인 기준을 제공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와 제품 온도를 벤치마킹∙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근거 제공 예정
이미 투자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환경 데이터를 파악하고 탄소 배출량, 기후변화 영향력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제는 4000여개 기업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도 등급에 관한 데이터는 매년 CDP에 공시되는 배출량 감축 목표를 등급제로 환산한 것으로, 스쿱(Scoop)1에서부터 스쿱3까지 모든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공한다.
온도 등급제에 따르면, 기업 내부 배출원에서 생성되는 탄소 배출(Scope 1), 기업이 사업을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Scope 2), 외부 배출원을 통해서 발생하는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Scope 3) 정보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대규모 석유 회사의 경우 자동차와 트럭에 사용되는 휘발유도 배출 공시 범위에 포함될 것이다.
향후 이 온도 등급 시스템은 기업들이 배출 감소 노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장려하고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이 시스템은 개발 이후 프랑스 자산운용사인 아문디(Amundi)가 최초로 사용할 예정이다. 아문디의 기관 및 기업 고객팀 책임자인 장 자크 바버리스(Jean-Jacques Barberis)는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에 우선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온도 등급제는 우리의 투자 결정과 투자 대상 선정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