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감독 강화하는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ESG펀드상품 그린워싱 검증 서비스 출시되기도
국제증권감독기구가 ‘그린워싱(Greenwashingㆍ위장 환경주의)’ 기준과 감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SG펀드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린워싱으로부터 투자자를 지키고 자산 운용사가 어떤 지속가능성 기준을 만족해야 할지 기준을 제시하고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이하 증권감독기구)는 30일 ‘자산운용의 지속가능성 관련 실례, 정책, 절차와 공시(Recommendations on Sustainability-Related Practices, Policies, Procedures and Disclosure in Asset Management)'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증권감독기구는 보고서에서 “ESG 펀드로 자금이 많이 유입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산 운용사의 ESG 정보 공시가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증권감독기구 애슐리 알더(Ashley Alder) 회장은 이날 “자산 운용사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규제와 감독에 대한 IOSCO의 시각을 보고서에 담았다”라고 전했다.
국제증권감독기구는 효율적인 시장규제와 국제증권거래 감독과 기준 설정 등을 논의하고 상호 간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각국 증권감독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기구다. 현재 1290개 기관이 회원으로 가입해있으며, 한국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와 예금보험공사가 가입했다.
증권감독기구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많은 자산운용사가 TCFD의 자발적인 지속가능성 공시를 지지했지만, 이는 자산운용사의 ‘실제 행위’로 이어지는 지표는 아니었다”라고 꼬집었다.
증권감독기구는 자산운용사가 투자전략이나 주주관행에서 근본적인 변화 없이 자신의 상품이 ‘녹색 자격’을 갖췄다고 홍보할 때 이는 투자자가 지속가능한 상품으로 오해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감독기구는 보고서에서 “규제 당국이 자산 운용사 판매 상품에 대한 ESG 공시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하거나 공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산업계는 지속가능한 금융에 대한 정의와 공통 용어를 개발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확보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권고안은 8월 중순까지 공개 협의에 부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린워싱에 관한 논의가 늘어난 가운데, 'ESG 인베스팅'은 ESG 펀드와 상품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그린라이트’를 출시했다. 그린라이트는 펀드 공급자가 그린라이트에 자신의 펀드 평가를 의뢰하면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원회는 펀드에서 ESG에 좋지 않은 결과가 의도적이지 않게 나온 경우도 정밀히 조사해 지속가능성 영향을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그린라이트의 위원회는 영국의 대학연구기관인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Columbia Business School) ▲더햄대(Durham University) ▲런던정경대의 비즈니스스쿨(The London School of Economics) ▲브리스톨대(University of Bristol) ▲맨채스터대(University of Manchester) ▲옥스퍼드대(University of Oxford)의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그린라이트는 주식형 펀드(equity)와 채권형 펀드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지속가능성 펀드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원은 투자관리자, 자산 운용사, 헤지펀드, 사모펀드, ETF 제공자가 할 수 있다.
짐 비스(Jim Biss) ESG 인베스팅 이사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ESG라고만 이름이 붙거나 그린워싱된 투자 펀드와 중대성에서 차이가 있는 상품들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린라이트가 펀드의 ESG 자격 증명을 평가하기 위해 독립적인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유일한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ESG 펀드에 인기가 해외 못지않게 뜨거워지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형 ESG 펀드 39개에 9341억 원이 유입됐다. 대한항공이 ESG 채권을 2500억 원을 발행해 흥행을 거두고 LG화학은 1조 1000억 원의 세계 최대규모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한국에서 ESG 관련 금융 상품의 규모가 상승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ESG 펀드에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그린워싱, ESG 워싱을 구분해 투자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예금보험공사가 국제증권감독기구에 가입해있다. ESG, 그린 금융 상품의 공시와 검증이 세계적으로 중요해지는 만큼 한국의 ESG 금융 상품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