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되는 ESG...글로벌 공급망 트렌드에 동참하나

2021-07-07     송준호 editor

 

(출처=픽사베이)

정부 기관과 대기업이 중소 중견기업의 ESG를 지원한다. 공급망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마련되고 관리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도 공급망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제2차 정책협의회를 열고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산업부와 중기부는 "온라인 ESG 경영지원플랫폼을 운영하고 중소 기업형 ESG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은 중소⋅중견기업의 협력사로서 ESG를 지원한다. LG는 상생결제시스템, GS칼텍스는 ‘협력사 맞춤형 ESG 자가점검 모델’, 삼성은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  SK하이닉스는 1000억원 규모 ESG 펀드를 조성하는 등의 방식이다. 

중소⋅중견기업 역시 ESG 도입을 반기는 눈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5일 "자산을 운용할 때 ESG 평가 요소를 반영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4일 ‘ESG경영에 대한 중견기업계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중견기업의 78.2%가 "ESG 경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중견기업의 8.4%만이 ‘이사회 전담기구’나 ‘사내 전담조직’을 설치했고 47.5%가 ‘업무 및 비용증가’를 이유로 ESG 경영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한편, 국내 중소, 중견기업으로까지 ESG가 확산되는 것은 국내외 대기업의 공급망 관리가 중요한 글로벌 ESG 관련 규제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2017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2019년 네덜란드, 2021년 독일과 노르웨이 등 EU 국가를 중심으로 공급망 실사법이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공급망 실사법은 기업의 공급망 안에서 ESG 관련 위반 행위가 발생했는지 조사하고 규제하는 법이다. 특히 지난 11일 독일 국회를 통과한 공급망 실사법은 임시직 직원을 포함해 1000명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세밀하고 강력한 규제를 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애플, 테슬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델 등 글로벌 기업들이 2019년에 국제권리변호사회(IRA)로부터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 착취 방조 혐의로 일제히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잇따른 '탄소중립' 선언 동참 또한 국내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들에게 'RE100' 이행을 포함한 ESG 실적을 강조하는 배경이 된다. 애플은 2030년까지 자사를 포함해 모든 협력 업체가 100% 재생에너지로만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감사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독일의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는 공급업체 행동 수칙을 제정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가 철저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이 공급망 관리를 신경 쓰면서 협력사인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협력업체인 SK하이닉스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RE100에 가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연합인 RBA에 가입하는 등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GS칼텍스 등은 지난해와 올해 공급망 ESG평가를 실시하는 등, 올해는 국내 기업의 공급망 ESG 지원과 평가 원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