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만 있으면 ESG 개미투자자 되는 플랫폼 '튤립셰어'...6개월만에 100만달러 투자금 모아

2021-07-14     김환이 editor
영국 스타트업 튤립 셰어는 개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기업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기업에 환경적ㆍ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도록 한다/튤립 셰어

 

'최소 투자금액 1달러만으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자가 될 수 있으며, 주주로서 기업의 사회 및 환경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 있다면?'

이런 행동주의 투자 플랫폼이 생겼다. 영국 스타트업 '튤립 셰어(Tulipshare)'는 개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기업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기업에 환경적ㆍ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튤립 셰어는 지난해 9월 설립된 이후 6개월 만에 시드 펀드로 개인들로부터 100만달러(11억 4550만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4월부터 영국 금융기관에 규제를 받기 시작해 정식 투자 플랫폼으로 등록됐다. 

영국 기업에 비해 투자 결의안 행사 제한이 낮은 코카콜라, 아마존, 애플 등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상장된 3개 기업의 주식만 구입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통해 기업들에게 여러 사회∙환경 이슈에 대한 지지성명을 내고 기업의 책임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코카콜라 캠페인에어 투자자들은 "2030년까지 포장재 재활용 비율을 코카콜라가 제시한 50%에서 2배 높은 100%를 재활용하라"고 요구한다. 애플에 대해 "소비자들이 일반 수리점에서도 수리할 수 있도록 제품을 재설계하라"고 촉구했다.

아마존의 경우, 투자자들은 "창고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근로환경과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캠페인 지지 성명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로 미국에서만 40만 명 직원을 추가로 고용했지만 근로자들이 근로 환경 관련해 수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탄원서에 서명했다. 전 세계 34개국 400명 이상의 국회원들이 아마존 당시 CEO 제프 베조스에 서한을 보내 “아마존은 노동자와 환경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근로자 학대, 무급 휴가, 부당 해고, 노동착취 등 언론들도 아마존의 노동 근로 이슈를 보도했지만 아마존은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아마존 근로자 노동개선 캠페인/ 튤립셰어

 

기업 경영진이나 이사진도 ESG 이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튤립 셰어는 "실질적인 사회 변화를 일으키기엔 그 영향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주주들의 힘을 합친다면 기업의 책임과 ESG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 튤립 셰어의 궁극적인 목표다. 즉, 소비자, 정치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기업 이사회에 영향력 있는 주주로서 직접 기업에 해결할 것을 요구하도록 만든 것이다.

튤립 셰어의 CEO인 앙투안 아르구즈(Antoine Argouges)는 "주주들은 기업 운영 방식에 직접 관여하고 회사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주주로서의 권리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튤립 셰어는 여러 사람들의 주주 권리를 한데 모아 한 목소리로 기업에 책임과 해결책을 요구할 수 있는 커뮤니티 중심 투자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튤립 셰어는 미국 기업에 대한 2만5000달러(2800만원)의 보통주를 모으면 개인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투표 결의안을 만들어 제출한다. 영국 기업의 경우 주주들이 투표 결의안을 제출하려면 4%의 소유권을 보유해야 하지만, 미국 기업의 경우 10만 주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면 결의안을 의결할 수 있다.

아직 플랫폼 초기 단계이지만 3개 기업의 캠페인 투자 모금에 성공했다. 현재 아마존 캠페인의 주가는 3817.55달러(437만원), 애플과 코카콜라는 각각 144.50달러(16만원), 54.48달러(6만원)이다. 이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튤립셰어는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기존에는 주로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튤립 셰어는 기업의 주주가 되어  윤리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직접 표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르구즈 CEO는 "주주들은 총회에 참석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ESG 결의안 투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부분 대답했다”며 “투자자들은 투자 성과 뿐 아니라 기업 경영진에게 중요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