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ESG 공시기준 미국과 유럽 너무 다르네…유럽 SDGs 고려 74%인데, 미국은 25%에 그쳐

2021-07-19     김효진 editor
ESG 공시가 대륙별, 국가별로 상이해 명확한 기준과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픽사베이

국제 거래소와 어음 교환소를 운영하는 굴지의 기업이자, 데이터 및 상장 서비스 공급업체인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자사가 보유한 기업 데이터 분석을 통해 ESG 공시에 유럽과 미국 기업 간의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ICE 분석에 따르면, 유럽 기업 50% 이상은 유엔(UN)의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를 고려해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화하고 있으며 74%가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반면, 미국 기업의 25% 가량만이 기업 경영서 SDGs를 목표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에 있어서도 유럽 기업 74%가 Scope 1(직접배출)과 Scope 2(간접배출)를 공개하고 있는 반면, Scope 1을 공개한 미국 기업은 46%, Scope 2 보고는  45%에 머물렀다. 

다양성 공개와 관련, 유럽 기업의 58%는 성평등 이슈를 SDGs에 맞추어 공개하는 한편, 미국 기업은 21%만 공개했다. 또 유럽 기업의 68%는 SDGs를 고려한 책임 있는 소비 및 생산을 공시해 이에 대한 목표 이행에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 기업은 23%가량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ESG에 있어서도 유럽 기업 81%가 이를 정의하고 공개하고 있는 반면, 미국 공개 기업은 53%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ICE는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ESG가 강조되어 왔을 뿐 아니라 미국에 없는 ESG 공시 요구와 국가별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닝스타, ESG 주요이슈 유럽은 73% 공개하는데 미국은 67%,

아시아는 52% 공개해 

한편, 모닝스타(Morningstar)도 ESG 공시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대륙별 공시 상황을 조사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ESG 주요 이슈에 있어 유럽 기업의 73%가량이 공개하고 있는 한편, 미국기업은 67%, 아시아 기업은 52%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내용에 있어서도 ESG 중 대부분의 기업이 환경 이슈에 치우쳐 있다고 모닝스타는 언급했다. 사회적 지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확대되고 더 넓은 범위의 다양성 공개가 요구되고 있지만 탄소 배출, 정치 로비 보고에 비하면 한참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는 “공시가 자율적으로 유지되는 한, 균형적이지 않고 무질서한 공개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공시의 자율성도 문제지만,  ESG 공시 기준이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17일 'ESG 정보 유용성 제고를 위한 기업공시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기준제정, 기구별 보고기준이 상이해 기업의 정보생산 부담은 가중되는 반면 정보의 비교가능성ㆍ신뢰성은 낮아, ESG 기업공시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중심으로 발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상황 분석을 통해 "ESG 경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금융당국에 따라 공시체계가 구성됐지만, ESG의 공시의무를 강화하고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현재 ESG와 관련한 일관된 보고기준이 확립돼 있지 않고 기업별로도 ESG 공시수준이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관마다 상이한 ESG 평가와 기업간의 ESG 경영의 편차는 ESG 정보의 신뢰성 부족과 ESG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투자판단에 필요한 중요 ESG 정보는 사업보고서 상 ‘사업의 내용’ 혹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에 공시를 의무화해 ESG 정보의 비대칭적 상황을 적극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시정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이에 대한 인증절차 역시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