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트리오도스 은행의 소셜임팩트 측정...IRIS+기준의 관점에서

2021-07-29     송선우 editor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 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기업이 ESG 분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기업활동의 사회·환경 영향을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비재무적요소에 대한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다행히도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LCA), 탄소발자국, 지구온난화지수 등의 여러 기술적 도구가 존재한다. 하지만 사회영향평가의 경우에는 이러한 영향평가 도구나 기준이 없다시피 하다. 고용률, 여성진학률 등의 사회적 결과(Social Outcome)를 정량적 지표로 계산할 순 있겠으나 이를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인 '소셜임팩트(Social Impact)'에 연결하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소셜임팩트 측정에 대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SK는 사회적기업의 사회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재무적가치로 환산하여, 그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제도를 수립했고, 금융권의 경우 피투자자가 특정 사회적 지표를 달성할 경우 그 성과에 대한 보수를 제공하는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SIB)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이 내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우 어떤 방식을 통해 소셜 임팩트를 측정해야 할까?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의 임팩트 보고 및 투자 표준(IRIS·Impact Reporting and Investment Standard)를 통해 그 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 

 

국제표준이 말하는 소셜임팩트 측정

아이리스(IRIS+) 표준은 크게 목표 설정, 수혜자 영향 파악, 변화의 크기 및 기여도 측정, 잠재적 리스크 파악의 5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먼저 해당 표준은 사회적 활동에 대한 명확한 목적과 이를 위한 장단기 목표 수립을 요구한다. 또한 기업은 개입하고자 할 사회 문제의 중대성(materiality)과 크기(Scale)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수혜자에 대한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수혜자의 특성(성별, 소득, 직업 등)에 따라 어떠한 직간접적 소셜 임팩트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 그에 따라 기업이 집중할 목표 이해관계자(Target Stakeholder)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변화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먼지 기업의 개입 전 사회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후 기업의 사회적 활동 결과를 정량적 데이터로 수치화하여 기업의 개입 전후 결과를 비교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사후 조사 및 현장실사 등을 통해 해당 결과에 대한 소셜임팩트를 분석할 것을 요구한다. 여기에는 정량적 방법 뿐만이 아니라 설문조사, 인터뷰 등의 정성적 방법이 활용될 수 있다.

넷째, 변화에 대한 사회적 활동의 기여도를 측정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투입한 자원 혹은 수혜자 수 대비 활동의 결과를 계산으함로써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투입 자금 대비 수혜자의 수익 증가액을 계산하여, 원 단위당 취약계층 수익증가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셜임팩트 창출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리스크 요소를 식별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행동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트리오도스 은행 (Triodos Bank)의 임팩트 투자와 소셜임팩트 측정

트리오도스 은행의 임팩트 투자 수혜 농민/ 트리오도스 은행

지속가능금융에 특화된 네덜란드의 트리오도스 은행 (Triodos Bank)는 IRIS+ 표준을 활용하여 임팩트를 측정하는 기업 중 하나다. 이들의 대표적 임팩트 투자 상품인 Hivos-Triodos 펀드는 개발도상국 소농민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원하고 있다.

트리오도스 은행은 개발 도상국의 5억명의 소농민(2헥타르 미만 농지 보유)이 전세계 식량공급의 70%를 담당하나, 이들 대부분이 빈곤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의 소득증진 및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임팩트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는 현지의 친환경농업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현장실사 및 투자 리스크 평가가 진행됐다.

트리오도스 은행은 매년 임팩트 보고서를 발간하여 펀드의 소셜임팩트를 보고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약 9만8000명의 소농민이 임팩트 투자의 수혜를 받았으며, 개입 전 대비 농민들의 소득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펀드는 농민들이 선진국의 공정무역 및 유기농 농산물 거래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총 4900만 톤의 농산물 수출을 기록했다. 농민들은 해당 제도를 통해 시장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작물을 판매하여 평균 5%의 소득증가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약 6만4000 헥타르의 친환경 인증 농지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생산되는 농산물로 약 3만명의 1년 식사를 공급할 수 있으며 , 이는 수혜자 1명당 연 613회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 났다.

트리오도스 은행은 매년 투자 지역을 방문하고 투자 기업과 지역 농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여 임팩트 투자의 사후 영향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문 조사, 인터뷰, 수출 분석등의 정량·정성적 방법을 활용하며, 매년 '사례분석'의 형태로 각 지역의 임팩트 투자 사후 영향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Hivos-Triodos 펀드는 2019년 기준 약 7%의 수익률을 기록하여 재무적으로도 준수한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