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패널 기업, 공급망 내 강제노동으로 미국 수입보류...미국 상무부 14일 강제노동 금지 법안 통과 영향
미국에 태양광 패널을 공급하는 중국 에너지기술 기업 롱기(LONGi)가 공급망 내 강제노동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 정부로부터 수입 보류 조치를 받았다.
롱기는 올 상반기 미국 전체 태양광 수입 패널의 20-30%를 공급했다. 롱기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성분인 폴리실리콘을 여러 업체로부터 공급받는데, 이들 업체 중 강제노동으로 제품을생산해 이미 제품 수입 보류를 받은 호샤인 실리콘 인더스트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급망 인권 문제를 일으킬 만한 고리를 완전히 단절시키겠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미국 상무부는 관세국경보호청에 호샤인 원자재에 대한 수입 보류 명령과 함께 롱기를 포함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이자 태양광 패널 제조사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했으며, 중국 신장 지역 인권 유린과 연관된 모든 생산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미국 연구조사기관 판지바(Panjiva)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패널의 37%를 중국과 홍콩으로 부터 수입하며, 이 중 21%는 이번 강제 노동과 연루된 롱기로부터 원자재를 공급 받았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는 중국이 신장 지역 공장에서 위구르인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5개 제품에 대한 수입을 제한했다. 호샤인도 제한 조치를 받은 업체 중 하나로, 호샤인으로부터 실리콘 금속을 공급받은 롱기도 강제노동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자사 상품이 강제노동과 관련 없다는 사실을 수입업자들이 증명할 수 없다면 상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태양광 패널은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폴리실리콘이 최우선 조사대상으로 꼽혔다.
워싱턴 연구기관 클리어뷰(clearview)의 에너지 분석가들은 "미국이 태양광 제품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태양광 수입으로 인한 리스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친환경 목표를 선언하면서 태양광 패널 수입량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지만 기업들은 중국 납품업체로 인해 자사 공급망까지 인권남용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추적하고 감사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그룹인 태양광산업협회(SEIA)는 2020년 말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가 현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와의 관계가 깊다고 보고한 이후 중국 생산업체들과의 거래를 단절하기 시작했다. SEIA의 총괄 고문이자 시장 전략 부사장인 존 스미르노우(Smithrow)는 "최근 미국 공급망에서 신장 제품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실적으로는 실리콘 공급망 추적이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태양광 패널을 호샤인에서 구입해왔으며, 현재까지도 제품을 구입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롱기는 올해 초 호샤인과 3개 다른 생산업체로부터 폴리실리콘을 추가로 매입했으며, OCI 말레이시아 자회사와 원자재를 조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OCI는 롱기 업체와의 거래에 대해 "과거 롱기로부터 일부 자재를 구매했지만 현재 유럽과 중남미 업체로 구매처를 다양화해 다른 업체로부터 부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태양광 설치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공급망에 대한 인권 및 안전 책임은 소수 기업이 아니라 태양광 산업 주체들 모두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법률자문회사 앨런앤오버리(Allen & Overy)의 파트너변호사 켄 리블린(Ken Rivlin)은 "강제 노동에 의한 제품 수입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아직은 한계가 있다"며 "중국 업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기업들은 실사를 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품질 보증 혹은 검증 기관을 통해 현장 감사와 제품 구매 출처 및 공급망 안전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를 받아야하며, 독립기관들은 공급 업체의 강제 노동법 준수 여부를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