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보고서, 4가지를 주목하라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관한 관심이 지금처럼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9일, IPCC가 제 6차 보고서를 발표하던 날, 홈페이지는 일시 먹통이 되고, 기자회견 유튜브는 6만명이 넘게 시청했다.
IPCC는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다. 7년마다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공개하는데, 이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정부 간 협상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기후과학자들 200명이 1만4000개의 개별연구를 검토해 작성한, 기후과학에 관한 최신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195개국 대표단이 승인한 주요결과를 토대로 ‘정책입안자들을 위한 요약본’도 42페이지에 이른다. ‘임팩트온’은 국내외 언론과 보고서 요약본에 담긴 IPCC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
①벌써 1.1도 올랐고, 1.5도 상승도 곧 닥친다
2018년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IPCC는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상승하는 시점을 2030~2052년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온도 상승시점이 10년 앞당겨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0.78도 상승에 그쳤지만,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지구 기온은 1.1도(정확히는 1.09도) 상승했다. 태양과 화산 등 자연요인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0에 가깝다고 추정했다.
IPCC는 2021~2040년 사이에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 10년 사이 1.1도나 올랐으니, ‘1.5도의 재앙’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②200만년간 이 때보다 더 뜨거운 적은 없었다
2013년 이후 8년만에 발표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91ppm에서 410ppm으로 늘었다. IPCC보고서는 “200만년간 전례가 없던 역대급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해수면도 상승했는데, 2006~2019년 사이 3.7mm/년으로 이전에 비해 2.85배나 상승폭이 늘었다.
IPCC 보고서는 온도가 상승하면서 50년만에 한번 발생했던 폭염 등은 8.6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③인간 때문에 기후변화가 일어났다
20년 전만 해도, 특정한 지역의 이상 기후나 폭풍우, 극한기온 등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명확히 말하면 일부 논란이 있었다. 블룸버그는 “2013년 IPCC의 메가리포트 이후 기후과학의 전문성은 총체적으로 성숙했고, 이제 기후변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인간 활동에 의해 누적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지구온난화 사이에 거의 선형적인 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1850~2019년 누적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390기가톤으로 이전(1861~2011 누적 1899기가톤)보다 20% 늘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북미 서부해안을 강타한 치명적인 폭염은 인간의 책임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었고, 이에 대한 결론이 재빨리 도출됐다”며 “국제연구단체인 ‘세계기상추정(World Weather Attribution)’은 며칠 만에 기후변화없이 이 같은 특별한 기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④ 메탄 가스 배출 감축 규제 올까?
보고서는 탄소중립을 통해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한하고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하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네이처 컨서번시(Nature Caonservancy) 수석 과학자 캐서린 헤이회는 블룸버그에 “캐나다, 독일, 일본, 미국 등 부유하고 안전한 국가의 시민들이 이렇게 급속도록 불안정한 최악의 기후위기에서 기후취약국가 주민들보다 덜 고통받거나 극복할 수 있다는 가정을 더 이상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외에 메탄, 이산화질소 등으로 이뤄진다.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배출량이 많은 ‘메탄’에 대한 배출 규제 또한 이어지게 될지 주목받고 있다. FT는 “나무 심기를 포함, 토양 복원,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등 이산화탄소 제거하는 모든 활동에 대한 다양한 기술기반 솔루션이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