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DR(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 그린워싱 못막아” 불만 터트리는 자산운용사들
금융업계는 “SFDR(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이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9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EU는 지난 3월 지속가능 금융 공시규제(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을 발표했다.
EU는 SFDR을 통해 ESG 공시 의무 대상을 연기금에서 은행・보험・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로 확대했다. 이는 금융회사의 투자결정 과정에서 그린워싱을 포함해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요소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블룸버그는 유럽의 주요 은행과 자산운용사 20곳의 SFDR에 대한 생각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20개 금융기관은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투자에 투입되고 있지만, 탄소배출원과 자본의 거리를 벌리는 것은 어렵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은 그 이유가 “EU 규제는 해석할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스토어브랜드(Storebrand)의 바드 브린지달(Baard Bringedal) 최고운용책임자는 “자산운용사는 투자할 때, 아직도 많은 불확실성과 사각지대를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SFDR이 그린워싱 방지에 중요한 규제지만,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카이샤은행(CaixaBank) 대변인은 “비교 분석할 사례가 너무 없어서, 전문 투자자들에게 법적 모호성까지 느끼게 한다”고 비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UBS Group AG는 “EU 집행위원회에서 규정에 대한 추가 설명이 나오기 전에, 정부 당국 담당자들이 다양한 해석과 추가 요구사항을 들고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국가 규제당국도 SFDR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스웨덴 금융감독당국은 “EU의 새 기후 규제가 감독기관에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자산운용사들이 그들의 ESG에 대한 기여를 과장하려는 징후도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는 규제 당국과 금융업계의 '그린워싱' 등 ESG를 과장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SFDR 세부조치 지침을 보완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
존 베리건(John Berrigan) 유럽 집행위원회 금융서비스 담당 책임자는 지난달 "시장 참여자들이 급하게 서두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SFDR 2단계 조치를 연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FDR 2단계 조치는 세부규칙 시행인데, 22년 1월로 연기한 것에 이어서 6개월을 추가로 연기해 7월 1일에 시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