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전직원 기후교육, 45분 한번 하고 끝?
지난 8월 초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가 전 세계 33만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기후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45분짜리 일회용 온라인 교육임이 드러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딜로이트가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ldlife Fund)과 협력해 만드는 커리큘럼이다. 기후행동을 취하고 있는 딜로이트 직원들의 영상, 대화형 데이터, 추천도서가 수록된 디지털 학습 모듈 등 다양한 도구들이 사용돼 기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6개월 뒤 8개 언어로 공개될 예정이다. WWF는 기후변화, 식품, 플라스틱 폐기물 등 다양한 ESG 컨텐츠 및 교육 내용을 검토했다.
이전에도 지속가능성 및 기후 교육이 있었지만 실제 기후 교육을 시행한 기업은 30% 미만에 그쳤다. 대부분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매년 4월 셋째 주 '지구의 날'을 중심으로 형식적인 교육이 집중됐었다.
딜로이트는 "이번 기후교육은 기존 프로그램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직원들이 보다 실질적으로 기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딜로이트는 기후교육 플랫폼 '월드 클라이밋(World Climate)'에 개인들의 일상 전체가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기후 임팩트 퀴즈'를 올렸다. 이 외에도 전문가 영상, 데이터 영상뿐 아니라 직원들이 어떻게 기후 위기에 대응할 것인지 직접 촬영한 영상도 공유했다.
딜로이트 수석 컨설턴트 중 한 명인 자엘 벤자민(Jael Benjamin)은 기후와 지구에 관해 쓴 시를 수록했으며, 그래픽효과, 강력한 글꼴 등 시각적 요인도 함께 담았다. 내용 역시 구체적인 기후위기 솔루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우리의 역할과 행동 등 다양하다. 교육을 마친 후에도 이메일을 보내 기후 약속을 하고 지키는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후속 지원도 제공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교육을 45분짜리 일회성 학습으로 얼마나 커버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환경미디어 그린비즈에서는 "자기주도형 E-러닝 프로그램은 고용주들이 의무화시킬 경우 그저 해야 하는 체크박스로 전락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린비즈는 딜로이트 외에도 직원들에게 지속가능성과 기후 교육을 제공하는 기업이 여럿 있다고 소개했다.
사무용 가구회사인 스틸케이스(Steelcase)의 경우, CEO인 짐 킨(Jim Keane)이 최근에 발표한 탄소감축 전략에 포커스한 짤막한 애니메이션 화이트보드 영상을 제작했다.
바닥재기업 HMTX 인더스트리는 '국제리빙퓨처연구소'와 함께 직원을 대상으로 한 3부작 웨비나를 진행했으며, 페이스북은 내부 환경팀 주도로 지속가능성 제품 해커톤을 실시하고, 앨고어의 '기후현실리더십군단(Climate Reality Leadership Corps)'을 포함한 외부의 기후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5000명의 글로벌 직원이 참여했다.
HSBC는 기후변화, ESG, 에너지 전환에 관한 15개 이상의 강좌가 개설된 사내 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