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신발 대명사 '올버즈' 나스닥 상장, 거품일까 실제일까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친환경 신발 제조업체 '올버즈(Allbird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3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외신에는 올버즈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식 종목명은 'BIRD'였다. 모건 스탠리,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등 17개 은행이 주요 보증인이다.
올버즈는 공모 설명서에 ESG라는 글자를 무려 91번 언급했고, '지속가능한(Sustainable)'이라는 단어도 107번이나 언급했다고 한다. 신발 한 켤레 당 100달러(11만원)에서 150달러(16만원) 사이로, 올버즈는 지난해 9월 비공개 펀딩 라운드에서 약 17억 달러(1조 원)로 평가되었다.
올버즈는 '인싸 슈즈'
'올버즈'는 '인싸 슈즈' 혹은 '실리콘밸리 슈즈'라고 불리는 친환경 신발의 대명사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올버즈에 직접 지분 투자까지 했으며, 광고도 도맡아 한다. 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비롯, 실리콘밸리의 영향력 있는 여성 벤처투자가 메리 미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도 올버즈를 신은 모습이 공개됐다.
2015년 설립된 올버즈는 사탕수수, 게 껍질, 나무섬유 등 친환경 소재로 신발을 제작한다. 지난 6월 기준으로 뉴욕과 상하이, 베를린 등지에 27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최근 운동화의 발바닥 폼을 세계 최초의 탄소 음성 소재로 만들었으며, 울 스니커즈 등 친환경 제품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페트병을 활용해 신발 끈을 제작하기도 한다. 올버즈에 따르면, 신발 한 켤레의 탄소 배출은 일반 운동화보다 30% 적다고 한다.
올버즈는 IPO에서 A급 및 B급 보통주로 총 1억 달러(1157억 원) 규모로 주식가치를 평가받길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친환경 기업이 공모를 통해 상장을 신청한 것은 사상 최초라고 평가했다.
창사 이래 적자 경영으로 '거품' 제기하는 의견도
반면 수익성 및 재무 측면에서 상장 기업으로서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패션 산업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며 최근 올버즈는 창사 이래 계속 적자 경영을 해왔다.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올버즈의 순손실은 2019년 1450만 달러(167억원)에서 2020년 2590만 달러(300억원)로 증가했다. 올해 1, 2분기에는 총 2110만 달러(2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3% 증가한 반면 순손실은 78%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 올버즈 전체 매출은 상승했으며, 온라인 매장 운영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지만 소비자 직거래 플랫폼인 만큼 고객유치를 위해 마케팅에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만 5520만달러(639억원)가 지출됐다. 지속가능성 뿐 아니라 높은 경제적 성과도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탕수수, 울, 캐스터빈 오일 등 친환경 소재는 날씨 수요, 상표권, 시장상황 등 수많은 외부 리스크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그만큼 유지 및 운영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저조한 수익성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까지 뺏겨 미래 투자가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올버즈는 사업계획서에서 "매장 확대, 인력 증가, 회사 확장 조치 등으로 운영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2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매장과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이내 고객의 반복 구매가 25% 증가해 신제품 증가, 고객 신뢰도 및 쇼핑 습관 변화 등에 따라 일정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향후 4개월 사이 미국 뉴욕 증시 입성에 나선 기업들은 90~110건에 이를 정도로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그릭 요거트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초바니'를 비롯, 대체 육류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즈 등도 IPO 예비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