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배터리의 혁신스타트업 '폼에너지'...빌게이츠와 아르셀로미탈 수천억씩 투자
철, 공기, 물로 만든 재생에너지 배터리 제조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높은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공급이 불확실할 뿐 아니라 수요·공급 불균형, 정전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가 변동성 높은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미국 스타트업 폼에너지(Form Energy)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충전용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의 원료는 철, 공기, 물이다.
철을 녹여 배터리를 충전 및 사용하고, 배터리가 공기 중 산소를 흡입하면 녹이 철로 다시 전환된다. 배터리는 불연성 전해질 액체로 채워져 있으며, 수천 개의 배터리 모듈로 구성돼 최대 수백 개의 전원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현재 이 배터리는 100시간 동안 전기를 저장할 수 있으며 비용 역시 일반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10분의 1 저렴하다. 폼에너지는 앞으로 배터리 비용을 KW/h당 20달러(2만2천원) 이하로 만들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재생에너지 저장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예비 전력을 마련하기 위해 천연가스나 다른 종류의 연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폼 에너지는 기술의 경제성과 혁신성을 높게 평가받아 투자자로부터 수억 원의 투자 자금을 받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등이 이끄는 기후 및 기술 펀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는 3억6000만 달러(4183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다. 세계적인 철강 제조업체 아르셀로 미탈의 탈탄산화 'XCarb 혁신 펀드'를 통해 2억4000만 달러(2788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빌 게이츠는 "폼에너지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철 소재를 이용해 일반 배터리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며 "재생에너지를 장기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고 말했다. 폼 에너지 공동 설립자 마테오 야라밀로(Mateo Jaramillo)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교수이자 수석 과학자다.
폼 에너지는 저렴한 에너지 저장소를 만들어 발전소처럼 일년 내내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전력회사 그레이트 리버 에너지(Great River Energy)와 협력해 철 매장량이 풍부한 미네소타 북부에서 150메가와트 배터리를 저장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레이트 리버 에너지 부사장 겸 최고 전력 공급 책임자인 존 브레크(Jon Brekke)는 “우리는 폼 에너지의 기술개발, 프로젝트 계획 및 실행 등을 지원했다"며 "충전 배터리 용도를 상업적으로 확대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의 공동 투자위원장인 마이클 로버츠(Micheal Roberts)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를 처음 설립했을 때 장기간 에너지 저장소 및 배터리는 우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폼 에너지의 혁신 기술은 전 세계 모든 전기를 재생가능 전력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