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도, 버라이즌도...그린워싱 논란에도 녹색채권 발행은 는다

2021-09-13     송준호 editor

월마트가 20억달러(2조35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8일 발표했다. 이는 현재까지 미국시장에서 발행된 가장 큰 규모의 개별 녹색채권이다. 월마트는 녹색채권 수익금을 재생 에너지, 폐기물 제로, 순환경제 이니셔티브를 포함한 회사의 지속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은 지난 3일 10억달러(1조175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내놓았다. 버라이즌은 이번이 세 번째 녹색채권 발행인데, 2차 발행 순이익으로 산림개간 노력에 100만 달러, 녹색건축물 인증에 1900만 달러, 미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6억 369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의제를 이끄는 EU도 10월 21일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및 친환경 전환을 위한 ‘차세대 녹색채권(Next Generation EU green bonds)’을 발행한다. 

EU의 녹색채권은 2500억 유로(346조 1850억 원)로 회원국이 에너지 효율제고, 자연보호 등 친환경 정책에 사용해야 하고, 구체적 사용내역을 집행위에 정기 보고해야 한다. 올해 전 세계 녹색채권 총 발행액이 2000억 달러의 수준과 비교해 EU의 녹색채권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녹색채권 발행 상위 15개국, 최대국은 미국, EU 회원국 그 뒤로 한국도 순위 안에 있다/클라이밋본즈

 

녹색채권 향한 비판

1.5℃ 기준 미달한 채권과 녹색 라벨 난립

그린워싱 논란에도 녹색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S&P글로벌은 녹색채권과 사회적 채권을 포함한 지속가능채권이 올해 말 1조 달러(1174조 3000억 원)를 넘어설 예정인데, 녹색채권만 2023년에 1조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녹색채권의 성장은 그린워싱 논란도 동반하고 있다. 금융정보사 클라이밋본즈는 대다수 기관 채권이 넷제로 경제에 맞는 활동이나 파리기후 협정에서 정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도 없다며, 그린워싱 논란을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클라이밋본즈는 2021년 지속가능성 채권시장 보고서에서 “비록 녹색과 지속가능한 채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더 많은 발행인이 환경, 기후 또는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고 있지만,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규모로 수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클라이밋본즈는 발행 기관 대부분이 프로젝트를 넷제로 경제 수준에 맞추는데 필요한 검토와 계획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클라이밋본즈는 특히 "투자자 사이에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면서 "최근 한국에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삼척블루파워의 원화채 매각이 발주를 받지 못했다는게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클라이밋본즈는 세 가지를 중요한 그린워싱 해결방법으로 제안했다. 클라이밋본즈는 채권에 야심, 유연성, 포괄성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한다. 

클라이밋 본즈가 말하는 야심은 기후 과학에 의해 정의된 1.5℃ 기온 상승 제한 기준을 약속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이행 계획을 채권이 포함할 것을 의미한다. 유연성은 채권에 적용된 기준이 전체 기업과 일, 다양한 관련 금융 상품에 적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포괄성은 어떤 부문이나 활동이든 채권에서 규정한 원칙과 프레임워크를 준수하기만 한다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라는 의미다.   

클라이밋본즈는 2023년이 되면 녹색채권 발행총액이 단독으로 1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린워싱 우려에도 녹색채권 발행 증가 추세

S&P 글로벌은 녹색, 사회적,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을 포함한 지속가능채권의 발행규모가 2021년 총 1조 달러를 넘어서 2018년 대비 50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발표했다.

&P 글로벌은 녹색채권 성장 전망을 예상하면서도, 금융상품의 보고 및 공시의 투명성 부족과 ESG 용어 사용에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는점을 꼬집었다. 

S&P 글로벌은 최근 낸 ESG 보고 글로벌 표준 관련 보고서들에서 녹색채권 문제를 지적했다. S&P 글로벌은 환경 투자 보고서 2020(Journal of Environmental Investing Report 2020)에 따르면 서로 다른 지속 가능한 채권 라벨이 최소 20개 이상이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채권 상품을 비교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고 비판했다.

S&P 글로벌은 녹색라벨의 난립으로 인한 그린워싱에서 투자자를 보호하려면 글로벌 공시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녹색채권 발행총액 상승 분석/클라이밋본즈


 

시티은행의 발레리 스미스 최고 지속가능경영책임자는 지난 10일 패막한 제6회 클라이밋본즈 컨퍼런스에서 “녹색채권은 녹색 금융으로의 전환에 큰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이 컨퍼런스에는 나이젤 토핑 영국의 고위급 기후행동 챔피언, 영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투자자 크리스토퍼 혼, 중국의 환경운동가 마준 등 녹색금융의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화제였다.

클라이밋본즈는 보고서에서 금융에서 전환이 발생하고 있는데, 녹색금융의 문제를 극복하고 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지속가능 연계 채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