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넘버원, 피치까지 ESG 평가에 나섰다

2021-09-16     김효진 editor
엑손모빌 이사회에서 반란을 일으킨 엔진넘버원이 ESG 평가등급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엔진넘버원

 

ESG의 새로운 평가등급 체계와 서비스가 최근 속속 출시되고 있다. 

엑손모빌 이사회 의석 3석을 따낸 행동주의 투자자 ‘엔진 넘버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각) ESG 이슈에 대해 평가등급을 매기는 자체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통합가치 프레임워크(Total Value Framework)’라고 불리는 이 방법론은 기업의 ESG 영향에 대한 가시적인 밸류(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장기적인 재무가치 창출과 연계시킨 데이터 중심의 투자 접근법이라는 게 엔진넘버원의 설명이다. 

엔진 넘버원의 창업자인 크리스 제임스(Chris James)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전의 투자 경험을 통해 ESG 영향과 재무적 성과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며 “이러한 상관관계는 분석에서 새로 입수한 데이터를 사용했을 때 대부분의 기업에서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고, 이는 ESG 데이터가 투자과정의 핵심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많은 평가기준들이 비공개이기는 하지만, 이 측정기준을 이용해 디젤 연소가 미치는 영향, 저소득층을 위한 현금서비스의 효용과 같은 이슈를 측정하는 지표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제니퍼 그란시오(Jennifer Grancio) 엔진넘버원 대표는 "우리는 ESG메트릭스를 달러와 센트로 환산하고, 그것을 금융모델로 전환한다"며 "미국의 대기업을 위한 평가점수체계는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 평가등급은 자사의 액티브와 패시브 투자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ESG와 재무성과를 따로 떼놓지 않고 연결시키겠다는 게 이들의 핵심 전략이다.

통합가치 프레임워크(TVF)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위톨드 J. 헤니스 경영학과 교수와 협력해 개발했으며, ESG데이터를 재무 보고에 통합하고 ESG성과가 미래의 기업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할 방침이다. 

FT는 엔진넘버원의 ESG 평가방법론에 대해 “기업들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잠재적인 행동주의 캠페인의 리스크로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거래위원회의 공화당 소속 헤스터 피르체 등 ESG 회의론자들은 엔진넘버원의 방법론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어서, 여러 논란도 예상된다.

 

피치, 신용평가사 3사 중 가장 늦게 ESG 평가등급에 뛰어들어

MSCI, 상장기업 1만개 온도상승 지수 ITR 지표 공개

신용평가사 피치가 채권과 대출사업 외에 기업의 ESG 실적을 평가하는 새로운 부문을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신용평가사 빅3 중 가장 늦게 ESG평가등급에 뛰어들었다.

피치그룹은 15일(현지시각) 모든 자산 등급에 대해 기업 및 금융상품 수준에서 포괄적인 범위의 ESG평가등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피치(Sustainable Fitch)’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피치는 향후 ▲기존 ESG 연관점수를 통한 ESG통합 신용조사 및 분석 ▲기후 취약성 점수를 통한 기후 리스크 평가 ▲새로운 ESG평가등급을 통한 ESG 분석 및 보고서 ▲지속적인 섹터와 테마중심의 ESG리서치 등의 기능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속가능성 피치의 ESG평가등급과 관련, ESG기업 등급(DR1-5), ESG 측정평가 등급(IR1-5), 는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ESG 평가서비스와 비슷하게 기업 단위의 ESG 평가를 제공하는데, 라벨링 또는 KPI와 연계된 채무상품의 경우 ESG프레임워크 등급(FR1-5)의 3개 축으로 구성된다. 

 

MSCI, 1만개 상장기업 온도상승 지표 ITR 투자자 제공

글래스 루이스, 주총 ESG 안건 진척사항 확인하는 서비스 론칭 

MSCI는 1만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전세계 온도상승 목표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평가하는 걸 돕기 위한 평가지표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ITR(Implied Temperature Rise) 지표는 기업의 현재와 미래의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해, 지구 평균온도를 얼마나 상승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의 산출은 TCFD(기후관련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기준에 맞게 개발됐다고 한다.

로이터 통신은 거대 정유사 엑손모빌, 로얄더치쉘의 ITR 지표를 예로 들면서, 엑손모빌은 지구 온도를 4도 상승시키며, 로얄더치쉘은 2도 상승시킨다고 밝혔다. 로얄더치쉘은 2023년까지 탄소집약도를 6%까지 낮추고, 2030년 20%, 2035년 45%, 2050년에는 100%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는 최근 ‘오너십 인게이지먼트(ownership engagement)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기존 ESG 주주관여활동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글래스 루이스는 "투명성과 정보공개, 기후변화, 이사회 다양성, 임원 보수 등에 중점을 두고 1000개 이상의 상장기업과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주주총회에서 상당한 반대표를 받은 ESG 주요 이슈들이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지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