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획으로 만든 선글라스와 다이아몬드 보셨나요?
탄소포획기술(CCS)을 활용한 제품이 속속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탄소포획 기술은 산업시설 등 이산화탄소가 생산되는 근원지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직접 포획하는 것을 말한다. 넷제로를 향한 솔루션으로 크게 대두되면서 쉘, 셰브론 등 에너지기업 뿐 아니라 패션 기업들도 탄소포획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포획된 탄소로 만든 선글라스와 액세서리 상품이 시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포획 탄소로 만든 선글라스
의류 브랜드 팡가이아(Pangaia)는 스타트업 트웰브(Twelve)와 협력해 탄소포획기술로 만든 선글라스를 개발했다.
팡가이아는 포도로 만든 비건 가죽,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천 등 주로 식물 기반 원료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의류를 만들었다. 선글라스는 주 재료인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의 재료 특성상 합성이 어려워 천연 원료 대신 탄소 화학물질과 결합됐다.
트웰브는 식물의 천연 광합성 과정을 모방해 포획된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산업용 재료로 활용됐지만 팡가이아와 함께 선보인 이번 선글라스는 트웰브가 개발한 최초 상업용 제품이다. 플라스틱 기본 제조 성분인 에틸렌이 탄소로 만든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선글라스는 블랙, 실버, 코발트 블루 등 3가지 색상의 200대 한정판으로, 10월 중 출시 예정이다.
팡가이아 최고 혁신 책임자 아만다 파크스(Amanda Parkes)는 "우리의 목표는 첨단기술과 지속가능한 화학 및 공정 기술을 활용해 과학 기반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기술을 확장해 화석연료로 된 플라스틱, 산업 시스템 및 공급망 내 탄소 고리를 완전히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팡가이아와 트웰브는 선글라스 출시와 동시에 재료 과학 혁신을 연구하는 팡가이아 랩(PANGAIA Lab)을 운영할 예정이다. 탄소포획과 같은 기술을 확장해 의류, 전기제품, 자동차 등 화석연료가 없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 탄소중립 다이아몬드
지난해 말 설립된 스타트업 이서(Aether)는 대기 중 포획된 탄소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탄소 중립 다이아몬드를 만들었다.
다이아몬드는 높은 온도와 강한 압력을 통해 탄소 고체 형태로 생성된다. 채굴 과정에서 극심한 폐기물, 산성 유출을 통한 수질 오염을 야기하고 야생 서식지를 파괴하기도 한다. 화석연료를 주 원천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석유 시추와 셰일가스를 대규모 추출하는 프래킹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서는 환경 영향력이 높은 전통적인 탄소추출 방식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대신, 포획된 탄소를 탄화수소로 합성한 뒤 원자로에 넣어 다이아몬드 원석을 만든다.
이서 설립자이자 대표 헤게만(Hagemann)은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일반 채굴이 아니라 탄소 포획 방식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서 다이아몬드는 1캐럿당 20톤의 대기 오염을 제거하고 127갤런의 담수를 절약할 수 있다. 하게만 대표는 "미국인이 생산하는 연평균 탄소 발자국은 16톤"이라며 "이서에서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면 실제 탄소 발자국을 1년 반 동안 상쇄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서의 첫 번째 컬렉션은 다이아몬드 약혼 반지, 결혼 밴드, 귀걸이, 팔지 등으로 출시된 모든 제품이 이미 매진됐다. 다이아몬드는 탄소 중립 방식으로 생산되었지만 디자인, 색상, 선명도 등 품질은 최상으로 유지했다. 내외부 포장재도 식물 기반 재료, 산림관리협회(FSC) 인증 재활용 종이, 지속 가능한 울 펠트 재료 등 모두 생분해된다고 설명했다.
헤게만 대표는 "경쟁 업체와 브랜드들은 청정에너지 또는 녹색에너지를 사용해 자사 제품이 지속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여전히 그들은 화석연료를 태워 탄소를 공급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화석 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사회와 환경에 영향력을 주지 않는 탄소 중립 다이아몬드만을 생산한다"며 "탄소중립에 나아가 2023년까지 탄소 마이너스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