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국감, ESG 이슈 관련 기업 수장들 줄소환 가능성
식품・유통업계, 온라인 플랫폼 기업, 철강업계까지 다양 주요 쟁점은 갑질, 노동자 처우, 위생, 환경 문제 등
오는 10월 1일부터 3주간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이후 ‘국감’)를 앞두고 국감 증인 후보 명단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업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감 증인 출석을 자제하는 분위기던 지난해와 달리, 대선을 앞둔 올해는 여야 모두 증인 채택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국감의 주된 쟁점은 ‘갑질’, ‘노동자 처우’, ‘환경 문제’ 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정승인 BBQ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최근 발생한 매각 무산으로 인한 대리점주 주주 피해문제와 관련 있고, 정승인 BBQ 사장은 본사 갑질 의혹과 관련 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앤토니 마티네스 한국맥도날드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해 눈길을 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남양유업의 육아휴직 사용 직원에 대한 부당인사 조치와 관련 있다. 앤토니 마티네스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맥도날드가 폐기해야 할 햄버거 빵 등을 버리지 않고 수십 차례 재사용한 점, 매장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징계를 내린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도 이번 국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관련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강한승 쿠팡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 등이 국감 증인 후보로 거론됐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문제와 문어발식 확장, 노동환경 등 불공정 갑질 이슈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서비스 축소를 발표해 대규모 환불 사태와 함께 논란에 휩싸인 머지포인트와 관련해 이상호 11번가 대표, 이윤숙 네이버 커머스 부문 대표 역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 기업의 주요 사유는 중개거래 상품 검증 및 시장 질서 확립 방해 행위다. 또한 농산물 무관세 혜택 기업과 관련해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송자량 삼양사 대표이사,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가 증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환경 문제와 밀접한 철강업계, 국감 리스크 피해갈 수 없어
철강업계에도 긴장감이 확대되고 있다. 국감 증인 후보 명단에 철강사 수장들이 여럿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며 탄소 중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와 사내 하청 불법파견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더욱 조심하는 모양새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과 박현 전무가 나란히 환경부 국감의 증인 후보 명단에 올랐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계획 및 대책과 관련한 이슈다. 지난해 온실가스 최대 배출 사업장으로 꼽힌 광양・포항제철소 주변 지역의 환경 피해문제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박현 포스코 전무는 탄소 배출 저감 방안이 제대로 갖춰지고 있는지와 관련 있다.
현대제철은 안동일 사장과 박종성 당진제철소장이 증인 후보로 거론됐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사내 하청 불법파견 문제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신청한 증인이다. 국감장에서는 현대제철 노조의 주장대로 불합리한 채용 조건이 있었는지 따져볼 방침이다. 박종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장은 환경 문제와 관련해 환경부가 신청한 증인이다. 환경부는 현대제철의 탄소 배출 저감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지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국감 증인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의 수장 모두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한 계획 및 대책 규명을 위한 자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알려진 국감 증인 후보 명단은 여야 간사간 합의를 마친 1차 명단이다. 2차 및 추가 증인 신청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 올해 국감의 최종 증인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