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농업에 뛰어든 월마트...공급망 모이는 소매업 특성에 파급력 크다

재생 농업 기업 전환, 월마트의 세 가지 목표 소매업체, 식품업에서 독특한 위치 가져

2021-09-28     송준호 editor
/월마트

미국의 거대 유통 및 식료품점인 월마트는 농업 공급망을 지속가능하게 개선하고 온실 가스 배출 목표를 세워 재생 농업 사업 전환을 이루고 있다. 

월마트는 비영리단체인 MRCC(Midwest Regional Climate Center)와 협업해 3000만 에이커의 농지의 토양 질을 개선하고 온실 가스 감축, 수질과 생물 다양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재생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한다. 

식품산업군의 다농이나 카길 같은 대형 회사는 이미 재생가능한 농업 목표를 세웠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월마트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재생 농업 전환을 시도하는 대형 식품 및 유통업 기업 중 거의 유일한 소매업 기업으로, 공급망이 모이는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재생 농업 기업 전환 노리는 월마트

세 가지 목표 제시

월마트는 재생 농업 기업이 되기 위해 MRCC와 협업하여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월마트는 미국 중서부 지역 3000만 에이커 농지의 토양 질, 온실 가스, 수질 및 용수 관리, 생물다양성과 농부 생계를 개선하는 일을 첫 목표로 제시했다.

월마트는 현재 3만개의 농장이 재생농업으로 전환하도록 돕고 있으며, 3000만 에이커의 농지 중에 최소 100만 에이커에서 2030년까지 측정할 수 있는 효과를 보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이 목표를 위해 MRCC와 핵심성과지표(KPIs)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마트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가톤 프로젝트’를 두 번째 목표로 제시했다. 기가톤 프로젝트는 탄소 배출량을 1기가톤 즉, 10억 메트릭 톤을 2030년까지 줄이겠다는 이니셔티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기가톤은 항공모함 1만 대, 뉴욕 센트럴파크 공원 부지 전체를 덮을 수 있는 341m 높이의 거대한 빙산의 무게와 같다. 월마트는 농지를 재생농업으로 전환하여 10억 메트릭 톤 중 7백만 메트릭 톤을 감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월마트는 주요 작물을 재생농업 전환의 첫 동력으로 삼았다. 월마트가 말하는 주요 작물은 밀, 옥수수, 콩과 쌀 같이 일렬로 재배하는 줄뿌림 작물(Row Crop)이다.  월마트는 MRCC에 가입하여, 해당 작물 관리 프레임 워크를 각 농지에 도입하여 재생 농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공급망 모이는 소매업...협업 이뤄내는게 주 역할

식품업계 탄소 배출 문제와 지속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 논의는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 목표의 중요의제로 조명되고 있다.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UN Food Systems Summit)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 달성을 위해 식품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는 유엔 사무총장의 제안을 계기로 지난 23일 개최됐다. 우리나라의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회의에 참여하여 지지를 표명했다.

국제 환경 단체 세레스는 지난 7월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이 식품산업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온실 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푸드 에미션즈 50’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월마트 외에 다양한 식품 기업이 이미 재생농업에 뛰어들었다. 거대 식품기업인 다농이나 카길은 각자의 재생농업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하고 있다. 켈로그,유니레버와 같은 거대 식품기업들도 MRCC와 협업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런 식품업체 중에 거의 유일한 소매기업으로서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소매업은 공급망이 모이는 위치에 있어서, 많은 공급자에게 영향을 준다.  

미켈 핸콕 월마트 지속가능식품과 농업 담당 상무는 “우리가 소매업체로서 명심해야 할 중요한 점은 어떠한 목표도 우리 혼자서는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우리가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는데, 이는 (공급망을) 하나로 결집하는 힘”이라며 “우리는 공급망의 모든 행위자를 모았고, 이제는 서로 다른 행위자가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게 과제”라고 덧붙였다. 

핸콕 상무는 MRCC를 통해 공급망 내에 있는 농부들 사이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네트워크 참여자가 전환 비용을 분담하는 모델을 형성하여 재정적 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부들이 땅의 1차 관리자로서 이들을 만나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되지만, 이들이 재생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기술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MRCC와 협업 외에도, 2005년에 국립 어류 및 야생동물 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보존하는 ‘에이커 포 아메리칸’ 프로젝트, 2006년에는 태양광 사업,   커피, 면, 쇠고기, 해산물 등 20개 주요 상품에 대한 지속가능한 소싱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직 국내 소매업체는 녹색매장 인증에 집중할 뿐, 재생농업 등 공급망의 지속가능성까지는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녹색매장 인증은 환경부가 2011년부터 고객의 친환경 소비 생활을 유도하고, 녹색 제품 판매 활성화에 기여하는 매장을 지정하는 제도다. 지난 26일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서 녹색매장 인증을 획득했다. BGF리테일,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 소매업체들이 차례로 녹색매장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