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자금 대출로 전 세계 950조 원 규모의 자연 피해 일으켜

2021-10-14     김환이 editor
공공개발은행(PDB)이 시행한 대출로 인해 전 세계 자연과 생태계에 8천 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야기했다/F4B

 

비영리 프로젝트 '생물다양성을 위한 재정(F4B)'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다자간은행,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공공개발은행(PDB)이 시행한 대출로 인해 전 세계 자연과 생태계에 대규모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공공개발은행 대출은 현재까지 총 450개 이상 시행되었으며, 대출 시행으로 기후 변화, 환경파괴 등 피해 규모가 무려 8000억달러(954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공공개발은행은 국영 금융기관 임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환경에 미치는 위기와 영향력을 잘 파악하지 못하며, PBD 전체 자산 11조6000억 달러(1경4000조원) 중 40% 이상이 생태계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F4B 대사 제레미 에펠은 "공공개발은행은 대출 자금을 제공할 때 기업들이 환경을 보호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만 생물다양성 등 환경 위험에 대한 적절한 측정과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수많은 은행들은 생물다양성과 자연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연과 관련된 위험을 더디게 평가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G20 국가들이 전 세계 은행들의 환경 리스크와 영향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감독하는 책임과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국가들은  28개 공공개발은행에 약 7조 달러(8340조원) 상당의 지분의 보유하고 있으며, 8대 다자간 개발 은행 중 7개 은행이 PBD 이사회 투표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G7과 G20 국가는 이들 중 7개 다자간개발은행에 50% 이상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G20 국가는 세계은행(42%), 유럽 부흥 개발은행(56%), 아시아 개발은행(47%)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G20 국가들이 공공개발은행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던 것이다. 2015년 파리 협정 이후, G20 정부의  화석연료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단 10% 감소했으며 여전히 이들의 지원 규모는 6360억 달러(715조원)를 넘어섰다.

보고서는 블룸버그가 발간한 '기후 정책 팩트북'을 인용하면서 "파리협정 목표와 대조적으로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 G20 국가들은 석유, 석탄, 가스, 화석 연료 발전 부문에 3조 달러(3570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할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보고서는 G20 국가들이 공공개발은행의 주주 정부로서, 은행 이사회와 위원회에 대리인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자연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경영 전략과 관행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개발은행에는 ▲자연과 생물다양성을 경영 전략과 투자방침에 통합, ▲자연 관련 위험을 정량화하기 위한 대차대조표 작성, ▲투자 포트폴리오 및 프로젝트의 자연 영향력 공시, ▲자연 위험을 관리 및 완화하기 위한 내부역량 강화, ▲삼림벌채 및 환경 범죄 방지, 공급망 및 자연 영향력 관리 등 실사를 향후 1년 이내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제레미 대사는 "공공개발은행들은 자연 및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국가 정책 목표와 부합시켜야 한다"며 "공공개발은행 모두가 동일한 접근방식을 적용하고 대출 자금의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등 세부적인 노력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