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암호화폐 투자로 촉발된 논란, MSCI “암호화폐와 ESG 리스크” 보고서

나도 모른 채 노출되는 크리핑 암호화폐 노출 이사회 차원 암호화폐 노출 ESG 리스크 관리 필요해 암호화폐 시장 비공식 행위자 커뮤니티 잘 관찰할 것

2021-10-14     송준호 editor
/픽사베이

 

MSCI 리서치는 13일(현지 시각) “기업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했을 경우, 해당 기업의 투자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암호화폐가 유발할 수 있는 ESG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MSCI는 암호화폐 투자는 에너지 사용과 전자 폐기물 문제로 알려진 환경(E) 문제와 아직 식별되지 않는 사회(S) 문제로 인해 기업이 ESG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ESG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G) 차원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테슬라의 암호화폐 투자, ESG 평가에 영향 미치나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암호화폐 투자는 ‘가즈아’, ‘존버’, ‘성투’ 등 수많은 유행어를 남길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테슬라의 암호화폐 투자는 재계와 ESG 평가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빌 게이츠는 테슬라의 투자를 두고 “비트코인 채굴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여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일론 머스크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일침을 가했다. 

테슬라의 투자는 ESG와 암호화폐 투자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사들의 논쟁으로 번졌다. S&P 글로벌은 테슬라의 암호화폐 구매가 “ESG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는데, 이는 암호화폐가 투자 시장의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ESG 점수 산출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서스테이널리틱스는 반대로 “비트코인이 사회(S) 측면에서 해킹 우려, 취약한 사이버 보안이라는 약점이 있으므로, 테슬라를 평가하기 위해 ESG 분석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MSCI ESG 리서치는 13일 짧은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의 ESG 리스크에 투자자들이 노출되기 쉽고, 지배구조를 통해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MSCI는 “기관투자자가 자신들이 인지한 것보다 암호화폐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만들어진지 12년이 지난 지금, MSCI ESG 리서치팀이 조사하고 있는 기업 중 9월 기준으로 최소 52곳이 암호화폐에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MSCI는 비트코인이 최근 상당한 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 위험에 투자자가 노출되기 더 쉬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크리핑 암호화폐 노출 경로/MSCI 리서치

 

MSCI ESG 리서치팀, 최소 52곳 암호화폐 노출

기관 투자자가 인덱스 투자나 직접 투자를 할 경우에 새롭게 등장한 암호화폐 기업이 자신에게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지수를 추가해 놓거나, 이미 투자한 회사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방식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암호화폐에 노출되게 된다. MSCI는 이를 서서히 몰래 진행된다는 뜻의 ‘크리핑(Creeping) 암호화폐 노출’이라고 부른다.

MSCI는 기관투자자에게 크리핑 암호 화폐 노출로 인해 겪게 될 ESG 리스크를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MSCI의 환경 부문 위험은 코인을 채굴할 때 막대한 에너지가 사용되고, 전자 폐기물이 나오는데,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다. MSCI는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위치와 사용되는 에너지원을 식별하는 것이 코인의 배출 프로필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MSCI는 사회 부문 위험은 그 특성과 범위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투자자 보호 및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사회 부문에서는 불안정한 암호화폐를 지불 수단으로 활용함에 따라 거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암호화폐는 새로운 거래방식이고, 아직 규정되지 않은 리스크가 많기 때문에, 이를 이사회 차원에서 잘 관리하지 못하면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암호화폐에서 발생하는 특정 위험을 금융, 사이버보안, 자금세탁 방지 정책 등 기존 위험 관리 정책과 관행을 조정해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CI는 암호화폐는 단일한 의사결정기관이 암호화폐 발전 전략과 방향성을 조정하지 않는 탈중앙화의 특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 의미는 암호화폐 시장에 공식적인 관리ㆍ감독 기관이 없다는 뜻이다.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암호화폐 노출에 따른 ESG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이끌어가는 행위자들에 집중해야 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암호화폐 채굴자, 투자자 등의 행위자들이 모여서 만드는 비공식적인 커뮤니티가 이끌어 나간다.  

연구소는 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이사회가 이 커뮤니티의 동향을 분석하거나 직접 참여하여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MSCI는 커뮤니티 동향 파악 외에도, 기업이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적 성장 전망과 이에 따른 투자 전략 사이를 어떻게 좁혀나가는지를 잘 살펴보면 투자자가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