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래그 지수를 아시나요? 온실가스 감축 미루는만큼 드는 노력
2050년 넷제로 이루려면, 50년 배출량을 남은 기간 동안 나눠 줄여야 1년 늦을 때마다 감축 총량 늘고, 매년 감축 노력은 기하급수적 증가 "넷제로 고통 줄이려면, 당장 시작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는 국가와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가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매년 감축량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감축 시작을 올해가 아니라 1, 2년 뒤로 미루면 어떻게 될까?
지속가능성 컨설팅 전문가인 에스테반 게레로 알타 카탈리스트 대표(Managing Principal)는 ‘빅 래그 지수(BLI, Big lag Index)’에 따르면, 탄소 감축을 내일로 미루면 탄소중립 성취에 필요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게레로 대표는 “우리가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을 최소화하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감축 ‘지연’에 따른 추가 노력을 측정하는 ‘빅 래그 지수’
에스테바 게레로 대표는 “빅 래그 지수는 오늘 (탄소 감축 및 기후행동을) 미루면 내일 얼마나 더 큰 고통과 노력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빅 래그 지수를 소개했다. 빅 래그(Big lag)는 한국어로 ‘큰 지연’이라는 의미다.
게레로 대표는 2050년 넷제로 목표 성취와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 1.5% 증가가 빅 래그 지수의 전제라고 말했다. 그는 “1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1.5% 증가한다는 가정에 따르면, 제거해야 할 온실가스는 2021년 50기가톤(Gt)에서 2050년에는 77Gt로 늘어난다”며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면서, 2050년 발생할 배출량을 남은 기간동안 나눠서 추가로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레로 대표는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0)가 돼야 하므로, 2050년 배출량 77 Gt을 남은 기간인 30년으로 나눈 값인 2.57 Gt을 매년 더 감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게레로 대표가 설명한 것처럼, 2021년부터 2050년 탄소배출량 77 Gt을 줄이기 시작하면 매년 2.57Gt을 줄이면 된다. 만약 2022년이나 2023년부터 배출량을 줄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빅 래그 지수다.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할하여 감축하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제거해야 할 온실가스 총량이 늘어난다. 2022년에 탄소 제거를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2021년에 제거하지 못한 2.57 Gt을 포함해 총 79.6 Gt(2.57+77 Gt)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면 2022년부터 29년간 매년 2.744 Gt(79.6÷29)을 제거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2023년에 시작하면 2050년까지 제거해야 할 온실가스 총량이 82.3 Gt, 24년에 시작하면 85.2 Gt으로 증가한다.
빅 래그 지수는 2021년 기준으로 지연된 시간만큼 늘어난 온실가스 총량을 제거하는데 얼마만큼의 노력이 더 드는지를 보여준다. 빅 래그 지수는 배출량 감축 시작연도를 기준으로 1년에 감축해야 할 양을 21년에 시작할 경우의 연 감축량으로 나누는 식이다. 예를 들어 22년에 감축을 시작했다면, 2.744 Gt ÷ 2.567 Gt = 1.069가 되는 식이다. 계산 결과에 따르면 시작연도 23년, 24년 기준으로 빅 래그 지수는 각각 1.145, 1.23으로 점차 증가한다.
게레로 대표는 “우리가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1년, 2년 늦출 때마다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이 추가 노력은 빅 래그 지수 도표를 보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레로 대표는 빅 래그 지수를 연도가 아니라 월별 도표로 확인하면 온실가스 감축의 긴급성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