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정부, 금융 기업들이 넷제로ㆍ지속가능성 기여한다는 의무 공시 로드맵 발표

2021-10-22     김환이 editor
영국 재무부는 금융 분야의 그린워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녹색금융 로드맵을 발표했다/플리커

 

영국 재무부는 기업 및 자산 관리자들을 위한 새로운 지속가능성 공시 요구사항(SDR)에 대한 이행 전략을 요약한  '녹색 금융: 지속 가능한 투자 로드맵'을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금융 분야의 그린워싱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들이 순제로 조치를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드맵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모든 기업들은 금융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품이 지속가능성 기준 및 투자전략에 충족되는지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SDR은 금융 부문과 자본 흐름을 글로벌 및 영국 환경 목표에 맞추기 위해 2019년 도입되었으며, 기후 관련 금융 공시에 관한 태스크포스(TCFD)에 따른 공시 내용 뿐 아니라 영국 택소노미(친환경 분류체계)의 주요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재무부는 민간투자 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넷제로 전환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투자, 기술 접근방식, 운영시설,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전환, 지역사회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와 관련, 영국이 글로벌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공시 기준을 통합하고 적절한 공시 요건을 마련할 것이며,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일관성 있고 비교가능하게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로드맵은 영국 택소노미에 따라 '녹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세부 경제 활동도 명시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특정 활동이나 분야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기업들은 기후 변화 완화, 기후 변화 적응 지원, 순환 경제 기여, 지속 가능한 물 사용, 오염 방지, 생물 보호, 다양성 등 6가지 환경 목표 중 하나 이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해야 한다. 인권과 반부패 경영에 대한 최소 기준이 설정되는 등 보다 광범위하면서 세부적인 기준이 제시됐다. 

EU 택소노미와 마찬가지로 고배출 산업, 금융 산업 등 수많은 기업들이 이 로드맵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는 범위, 시기 등 공시 요건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한 뒤 최종 개발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성 연합을 이끄는 영국 에더스게이트 그룹의 조시에 머도크 정책 개발자는 "영국의 새로운 공시기준은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 프레임워크(SDR)를 기초로 여러 공시 프레임워크를 통합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는 공시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정부의 넷제로 목표에 부합하는 기업의 전환 전략을 독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영국 정부는 영국의 SDR과 택소노미가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와 같은 다른 글로벌 프레임워크와도 일치시켜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반드시 보고 과정을 단순화하고 전 세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경우 보고 규정이 중복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성 회계(A4S)의 제시카 프리즈 집행위원장은 "영국 정부의 새로운 공시사항은 기업들의 넷제로 목표에 대한 여러 기후 데이터 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투자자, 자산소유자, 자산운용사 등 투자 산업과 나아가 경제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