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본사 직원 파업...콘텐츠도 ESG 지켜야 한다

넷플릭스, COP와 파트너 맺고 환경 콘텐츠 냈다 트렌스젠더 혐오 발언으로 다양성 침해 지적...직원 파업했다

2021-10-22     송준호 editor
/픽사베이

국내 화제작 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는 3분기에만 유료 가입자 수 438만 명 증가, 이익은 14억 달러로 전년동기 7900억 달러보다 2배 늘었다. 콘텐츠의 힘이 점차 늘면서, 미디어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에도 ESG를 신경 써야 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구독형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COP26과 파트너십을 맺어 환경 콘텐츠인 '투게더 포 아워 플래닛(Together for Our Planet)' 시리즈를 제작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넷플릭스는 트렌스젠더 혐오 논란을 불러일으킨 코미디언 데이비드 샤펠의 더클로저라는 콘텐츠를 방영해, 직원들이 파업하는 일도 겪었다.  

 

전 세계 소비자 60%, 기후와 환경 다룬 콘텐츠 보고 싶다

넷플릭스는 COP26에 앞서, 30개의 기후 및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모은 ‘투게더 포 아워 플래닛(Together for Our Planet)’을 발표했다. 

투게더 포 아워 플래닛 시리즈에는 오스카 상을 받은 나의 문어 교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우리의 행성’ 같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묘사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포진해 있다. 30개 작품 중 10개 작품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투게더 포 아워 플래닛 시리즈는 COP26과 파트너십을 통해 제작됐다.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성명에서 “전 세계가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기후 정상회담에 모이는 만큼, 환경 및 기후 행동에 관한 이 이야기 모음이 더 많은 사람과 리더들이 행동하도록 영감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는 16개국의 소비자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를 후원했는데, 전 세계 5명 중 3명(62%)이 기후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과 영화를 보는데 “매우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3월 2022년 말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 업계에서 환경과 기후 부문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업계 최초 다양성 보고서 발간했으나...다양성 문제로 직원 파업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직원들의 최근 파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트위터에는 넷플릭스 파업을 의미하는 #NetflixWalkOut가  큰 주목을 받았다.

파업이 촉발된 이유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데이브 샤펠이 ‘더 클로저’라는 프로그램에서 트렌스젠더 혐오 표현을 사용하고, 넷플릭스는 논란에도 이를 계속 방영하는 등 대처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데이브 샤펠은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 페미니스트를 의미하는 ‘터프(TERF, 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라고 소개하며, “성별이 정해져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일부 직원들은 회사에  ‘더 클로저’ 방영 전에 프로그램을 공개해서는 안된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화면 속 콘텐츠가 실제 세계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방영을 지속했다. 넷플릭스는 ‘더 클로저’ 제작비로 2410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폭로한 직원 한 명을 해고하고,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회사를 비판한 직원 3명을 정직 처분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넷플릭스 본사 앞에서 일반시민들과 넷플릭스 직원 30명이 참가한 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넷플릭스에 트렌스젠더 혐오 표현을 사용한 ‘더 클로저’ 방영을 지속하는 본사 지침에 반대한다고 소리 높여 항의했다. 시위 현장에는 데이브 샤펠을 지지하는 시민도 나와서 “표현의 자유는 권리다”라고 외쳤는데, 반대 측에서는 “트렌스젠더 혐오 표현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상황도 펼쳐졌다. 

넷플릭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다양성 보고서는 콘텐츠에 등장하는 사회적 소수자인 LGBTQ와 장애인의 등장 빈도를 조사해서 발표했다. 넷플릭스가 환경에 이어 사회 부문도 선도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콘텐츠 질에 대한 지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