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기업 절반이 넷제로ㆍSBTi 목표 설정 안해

2021-10-26     김환이 editor
아라베스크는 영국 기업 대부분이 순제로 전략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플리커

 

ESG 투자 리서치 및 자산운용사 아라베스크에 따르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도 불구하고  영국 대기업 상당수가 넷제로 전략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FTSE 지수에 상장된 100대 기업 중 약 절반(45곳)이 넷제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으며, 과학기반감축목표(SBTi)를 설정한 기업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정부의 넷제로 선언 이후 기업들의 경영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영국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205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을 순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정부의 야심찬 목표에 비해 영국 100대 상장 기업들 중 절반이 적절한 환경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이다. 

아라베스크는 보고서를 통해 "100개 중 28개 기업들은 현 노력 수준으로는 2050년까지 기후 위기를 더욱 야기할 수 있다"며 "이는 지구 기온이 2.7도 이상 상승할 수 있는 최악의 기후 시나리오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가장 성과가 좋은 기업은 유니레버, 롤스로이스, 버버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20곳이 선정되었다. 반면 리오틴토, 글랜코어, 앵글로 아메리칸 등 광산 및 에너지 기업들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기업에 비해 더 나쁜 환경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혹은 넷제로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FTSE 기업들의 3분의 1 이상(35%)이 '넷제로 목표로의 전환 비용'을 꼽았다. 특히 '초기 자본비용 부담(21%)'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실현가능성(32%)'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일부 기업들(10%)은 정보 부족으로 적절한 환경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라베스크 다니엘 클리에 회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넷제로 목표에 있어 FTSE 100지수 기업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영국 정부의 넷제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들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제시한다"며 "영국 대기업들은 적절한 기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들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영국 정부의 넷제로를 실현하는 데 있어 기업들의 환경 성과가 최대 도전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2022년은 기업들이 환경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중소기업들도 넷제로 목표 실현에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스타트업・중소기업 전담 정책금융기관인 브리티시 비즈니스 뱅크는 중소기업 4곳 중 3곳 이상(76%)이 넷제로 전략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전체 중소기업의 3%만이 지난 5년간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넷제로나 저탄소 전략을 우선순위로 세우지 않은 것이다.

영국 중소기업부 장관 폴 스컬리는 "영국 정부의 배출 감축 노력에 있어 기업들이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등 모든 기업들을 넷제로 노력에 참가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