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심해 채굴 규칙 2023년까지 마무리 안 될 듯

2021-10-29     김효진 editor
배터리 및 전기자동차 등을 만들기 위해 코발트와 구리, 니켈 등 광물자원이 필요한 기업들이 태평양 심해저 채굴로 향하면서, 유엔기구가 관련 글로벌 규칙을 마련중이다./픽사베이

 

지난 4월, 구글과 BMW, 볼보, 삼성 SDI는 심해 환경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자연기금(WWF)의 ‘심해저 광물채굴(Deep Seabed Mining) 금지 이니셔티브’에 지지 성명을 보냈다. 선언 내용은 “심해에서 광물을 채취하는 활동을 중단하고, 심해 채굴회사에 자금을 조달하지도, 이들로부터 광물을 채취하지도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배터리 및 전기자동차 등을 만들기 위해 코발트와 구리, 니켈 등 광물자원이 필요한 기업들이다. 하지만 심해저 광물 채굴이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논란이 되자, 글로벌 규칙이 만들어질 때까지 이를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9일(현지시각) 심해채굴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겨주는 소식이 등장했다. 자메이카에 본부를 둔 유엔기구인 ‘ISA(International Seabed Authority, 국제해저기구)’는 현재 해저 채굴을 포괄하는 글로벌 규칙을 마련 중이다. 이 규정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채굴이 허용되지 않는다.

로이터는 이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이 “심해저 광물 채굴 규칙 마감 시한인 2023년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지연됨으로써, 해저 채굴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나우루(Nauru)는 지난 6월 ISA에 세계 최초로 심해 채굴 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나우루는 심해채굴 규칙이 완성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2년 안에 심해채굴 신청을 검토하도록 하는 ‘2년 규칙’을 촉발했다.

나우루가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캐나다 해저광물 채굴기업인 더메탈스(The Metals Company, 이전의 ‘딥그린’)의 자회사인 ‘나우루오션자원주식회사(NORY)’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타의 개발도상국처럼 나우루 또한 글로벌 자본집약 프로젝트를 통해 광물 채굴을 할 경우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을 대표해 코스타리카는 13일자 ISA 홈페이지 자료를 통해 “채굴 규제와 가이드라인 채택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규정을 합의하는 국가들에는 아르헨티나, 바하마, 칠레,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가나, 자메이카, 파나마,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이 포함됐다.

ISA 대변인은 로이터에 “ISA의 법무위원회가 10건의 표준안 및 지침안을 마련했으며, 3개월 동안 공개 협의를 위해 제출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남미와 아프리카에선 코로나 19로 인해, ISA 협의회 및 총회가 제대로 회담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심해 채굴은 태평양의 4-6km 해저에서 코발트, 니켈, 기타 배터리 금속이 풍부한 암석을 빨아들이는 것을 일컫는다. 많은 환경운동가와 과학자들은 심해 채굴이 해양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심해 채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