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읽기】 유엔, 기업들의 넷제로 공약 검증기구 설치하나

2021-11-03     박란희 chief editor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기후정상회담 개회사를 통해 기업의 넷제로 공약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가그룹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유튜브 캡처

 

유엔이 기업의 넷제로 공약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가그룹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기후정상회담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의 넷제로 공약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및 넷제로 목표치에 대한 혼란이 많으며, 그 의미와 지표가 다르다”고 설명하며, “기업 넷제로 공약의 측정과 분석을 위한 보편적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국가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넷제로 공약이 변화를 가져오기에 부족함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기후변화 대응 발표는 우리가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궤도에 올랐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이는 착각”이라면서 “일부 공약의 경우 심각한 의문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지적은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 Net Zero Asset Managers Initiative)’이 최근 발표한 ‘경과보고서’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NZAM은 2050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대규모 자산운용사들이 함께 설립한 이니셔티브로, 현재 서명한 금융기관이 220곳에 달하며 자산규모를 합치면 57조달러(6경7300조원)에 달한다. 

NZAM이 공개한 경과보고서에 따르면, “COP26을 앞두고 1차 초기 정보공개를 한 43곳 자산운용사들의 넷제로 포트폴리오 현황을 보면, 총 자산의 35% 가량(4조2000억달러)이 넷제로에 맞춰 운용되고 있다”고 나와 있다.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 Net Zero Asset Managers Initiative)’이 최근 발표한 ‘경과보고서’

앨고어가 운용하는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낙시스, FAMA 등 자산운용사 11곳은 이미 운용자산의 100%를 넷제로에 일치시키고 있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넷제로 부합 비율은 천차만별인데, 아비바(70%), 악사(15%), DWS(35.4%), 피델리티(35%), NNIP(37%), 노르디아 자산운용(17.5%), 로베코(40%), 슈로더(60%), UBS(20%)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정 유형의 자산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론이나 순 자산총액의 넷제로 정렬을 측정하는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 배경으로 나오는 것이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의 최근 제안이다. UNEP FI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G20 로마 정상회의를 앞두고 금융기관들의 넷제로를 위한 11가지 권고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과학기반 목표와 1.5도 정렬 기후 시나리오 ▲5년 단기목표 설정 ▲화석연료 개발 자금조달 중단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해결 ▲신흥국 기후자금 및 기술 조달 등이다. 

최근 SBTi에서 넷제로 방법론에 관한 표준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블랙박스'와 같은 넷제로 선언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란 

NZAM은 지난해 12월 9조달러(9800조원) 규모의 30곳 자산운용사들이 모여 2050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설립한 이니셔티브로, 현재 서명한 금융기관이 220곳에 달하며 자산규모를 합치면 57조달러(6경7300조원)에 달한다.

NZAM은 약속 조건이 무척 까다로워, ▲서명한 후 12개월 이내에 넷제로에 부합하는 현재의 포트폴리오 비중 ▲넷제로를 위한 자산 배분 목표와 타깃시점 ▲목표 설정에 따른 방법론 등을 공개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2030년 중간목표를 포함해 최소 5년마다 탈탄소 목표를 검토해야 하며, 스코프 1,2뿐 아니라 스코프3 배출량까지도 고려하며, 기술적으로 혹은 재무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을 경우 오프셋을 사용해야 한다. 매년 TCFD 기준으로 공시하고, 유엔의 ‘레이스투제로(Race to Zero) 기준과 일치하는 방법론에 기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