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배출권 가격은 3만6000원대?... 증권사 참여, 배출권거래제 활성화에 도움되나

2021-11-03     김효진 editor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2050 탄소중립과의 연계, 증권사들의 시장 참여 등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픽사베이 

 

전경련이 3일 발표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대상 경제지표 전망 조사 결과, 환경 규제에 따른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이 향후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장들은 증권거래소 할당 배출권인 ‘KAU(Korean Allowance Unit) 21’ 가격이 올해 연초 톤당 2만3000원에서 내년 하반기 3만6438원으로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고치는 내년 하반기 3만8219원까지 전망됐는데, 이는 연초 대비 66.2%나 늘어난 것이다.

KAU21은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6월 23일 1만1550원 대비, 현재(10월 29일 기준) 3만400원으로 163.2%나 급등했다. 물론, 이는 제2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종료되고 제3기가 시작됨에 따라 배출권 물량을 3기로 넘길 수 없는 상황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 이후 배출권 가격이 3만원을 넘기면서 탄소중립에 대한 기업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게 전경련의 해석이다.   

전경련이 3일 발표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대상 경제지표 전망 조사 결과, 환경 규제에 따른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이 향후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드러났다./전경련

 

12월부터 증권사 시장참여 허용, 거래 활성화될까

이와 관련, 오는 12월부터 증권사들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장 참여가 시작되면서 시장의 변화가 이뤄질 지에 대해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거래소는 2일 증권사의 배출권 시장 참여를 위해 오는 1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자격을 획득한 증권사는 최대 20만톤의 배출권을 보유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 35개사가 그 자격을 얻게 될 대상이다. 현재 10여개 증권사가 배출권 시장 참여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배출권 시장에 증권사 등 제3자를 참여시킨 이유는 유동성 공급을 통한 거래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다. 현재 시장에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 받은 650여 업체와 시장조성자 구실을 하는 금융사 5개만 참여해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거래량은 약 2000만톤으로, 전체 허용배출총량인 5억5900만톤의 3.7%에 불과할 정도다. 거래방식도 장내거래보다 장외거래의 비중이 높다. 

거래가 부족하다 보니, 가격 변동성이 큰 점이 지속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때문에 2015년 배출권 거래제 도입 이후 시장의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매도, 매수거래가 활발하지 못해 매년 6월말 배출권 정산시기 등 특정시기에만 거래가 집중됐다. 매도, 매수 쏠림 현상도 심해 가격 급등락을 반복했다는 게 환경부의 지적이다.

때문에 환경부는 지난 9월 ‘배출권 거래시장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 예고하고, 제3자의 시장참여를 허용키로 했다. 

국내배출권거래제도 개요/자본시장연구원 

 

2050 탄소중립과 배출권 거래제의 연계는?

한편, 지난달 28일 발표된 자본시장연구원의 ‘2050 탄소중립과 배출권거래제의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세보다 배출권 거래제가 수량목표 방식이기 때문에 2050 탄소중립 로드맵과 직접 연계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탄소세의 경우 감축량이 아닌 가격을 정책 목표로 삼기 때문에 탄소 감축량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송홍선 연구원은 “배출권 거래제는 2050 탄소중립 목표와 직접 연계가 가능한 점, EU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에서 배출권거래제가 핵심조정 수단이라는 점, 탄소감축을 수익화 하려는 ESG 경영 흐름과의 부합성 등으로 인해 향후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유상할당 확대 기조, 상쇄배출권 정책, 이월·차입 등 거래제도 변화, NDC(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등의 정책 리스크를 온실가스 배출권 변동성 용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용배출권 시장 현황./자본시장연구원

 

때문에 송 연구원은 ▲유상경매 활성화로 유통시장과의 정보순환 촉진, 가격효율 제고 ▲시장조성자 확대, 배출권 간접투자상품 개발 등 탄소의 ‘투자자산화’ 유도, 해외 거래소와의 연계 ▲탄소중립 로드맵 달성을 위한 탄소가격 현실화, 최저경매가격제 등 도입을 권고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배출권 시장 누적 거래량은 16.8배, 거래대금은 44.6배 커졌다. 누적 거래량은 2015년 125만2097톤에서 2020년 2095만3997톤이 됐다. 총 거래대금은 6200억원을 넘어 EU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