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에서 배출권을 판다?

LX인터내셔널 인니 팜오일에서 탄소감축 크레딧으로 배출권 시장 거래 예정 한국투자신탁운용, 올 연말 베트남 산림펀드 출시

2021-11-08     송준호 editor
해외 팜오일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에 뛰어들고 베트남 산림펀드를 통해 배출권 수익을 내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픽사베이

 

해외 팜오일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에 뛰어들고 베트남 산림펀드를 통해 배출권 수익을 내는 등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다양한 사업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 강성철 상무는 지난 4일 개최된 ‘The CSR 2021 SEOUL 포럼’에서 탄소저감을 둘러싼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수력발전과 팜오일 농장의 탄소저감, 배출권과 연결해 사업화하는 전략이다.

LX인터내셔널은 2009년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농장을 인수했는데, 서울의 3분의 2규모나 된다. 농장 3개(4만5000ha)에서 연간 17만톤 규모의 팜오일을 생산한다.

강 상무는 “제로 웨이스트 개념의 친환경 농장 운영체계를 마련해, 팜나무 껍질은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이용하고, 열매 껍질은 비료로 사용한다”며 “팜오일 생산과정의 폐수를 처리해서 메탄을 포집, 이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팜오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정화할 때면, 메탄이 다량 배출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지수가 21배나 높다. 강 상무는 “팜 폐수를 일단 냉각, 포집한 후 탱크에서 처리하는데, 포집한 메탄가스를 바이오매스 발전용 전기로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기존에 발생하던 7만톤 분량의 온실가스를 6만톤이나 감축했다. 새로운 설비를 이용하면 1만톤밖에 배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체 온실가스의 85%나 감축하는 시스템이다.

강 상무는 “유엔 CDM 집행위원회를 통해 감축 크레딧(Credit)을 인증 받아, 이후 한국의 탄소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현지 수력발전을 통해 20만톤의 크레딧을 발생, 오는 12월까지 유엔 등록후 내년 하반기쯤 국내 배출권 시장의 거래를 기대하고 있다. 강 상무는 “2025년에는 50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상무에 따르면, 아직 인도네시아에서는 EU나 우리나라처럼 배출권 시장이 형성돼있지 않기 때문에 LX인터내셔널의 사업모델이 잘 진척될 경우 현지의 많은 농장 및 기업과 제휴를 통해 탄소 배출권 사업이 가능하리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산림 목재수익뿐 아니라 탄소배출권 수익을 결합

이날 ‘해외 산림 간접투자를 통해 기업 ESG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소민섭 매니저는 국내 최초로 ‘베트남 산림펀드’ 출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소 매니저에 따르면, 글로벌의 산림간접투자 규모는 100조원 가량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연기금의 오랜 투자처였다. 최근 산림의 탄소격리 및 자연기반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고 한다.

소 매니저는 “베트남은 42%가 산림지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목재제품 수출국이라, 산림펀드를 준비하기에는 적격지”라며 “산림지의 60%를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에게 베트남 산림지는 진입장벽이 높았는데, 한국투자신탁은 2006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15년간 네트워크와 신뢰관계를 지니고 있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산림의 목재 수익뿐 아니라 탄소배출권 수익을 결합했다. 소 매니저는 “ESG, 넷제로, 시장수익률을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라고 덧붙였다. 산림투자를 통해 안정적 수자와 ESG 전략을 짜려는 기업,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