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업종별 탄소중립 전환보고서 ‘Ready or not?’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8일(현지시각)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높은 산업군의 탄소중립 전환 준비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MSCI,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기업의 넷제로(탄소중립) 전환 준비를 다룬 분석 툴이 여러 금융투자기관에서 등장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흐름이다.
‘준비됐습니까, 아닙니까(Ready or not)’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유틸리티, 자동차, 항공사, 시멘트, 해운, 정유사 등의 탄소중립 전환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들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5%를 차지한다.
자동차와 유틸리티 부문은 전환이 가장 빠른 축에 속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빠른 개선을 드러냈는데, 19개 주요 자동차 회사 중 18개사가 빠른 전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이 느린 1곳이 어딘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배출 규제가 높아지고, 정책과 시장 압력, 기업의 혁신이 맞물리면서 급격한 변화를 위한 모멘텀이 만들어졌다”며 “2019년부터 2021년 동안 수많은 자동차기업들의 전환 점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석 대상 기업 335곳 중 157곳은 아직 빠른 전환에 나서기엔 재무적인 어려움에 직면하는 등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보고서는 “석유 및 가스부문은 5곳 중 4곳 이상이 전환 준비상태가 나쁘고, 항공업계 또한 가장 준비가 덜 된 부문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운송 및 물류 부문은 기후 공시 측면에서 가장 개선이 많이 된 섹터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2020년 기후 공시율은 14%였는데, 2021년에는 27%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 기업들 가운데 13%만이 기후 시나리오가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파악하는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디스는 자사 투자자들의 위한 서비스인 ‘탄소 전환 측정(CTA, Carbon Transition Assessment)’ 점수를 통해 335곳 기업들의 전환 준비를 평가했다고 한다. 무디스는 이들 기업의 오직 2%만이 과학기반 감축 목표를 지녔다고 밝혔다.
한편, 무디스는 “2700개의 초기 샘플 기업에서 45%가량이 온실가스 배출감축 목표를 설정했고, 이중 15%는 넷제로 목표를 갖고 있다”며 “현재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으로 보면, 2100년까지 지구 온도는 2.6도까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석유 및 가스 업종의 8%만이 공급망의 탈탄소를 의미하는 스코프3(Scope3)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루미늄 분야는 가장 덜 성숙한 목표를 지닌 업종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하지만 2020년 16%였던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공시가 2021년 22%로 높아져 기후 공시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이중 13%만이 TCFD가 권고한 기후변화로 인한 비즈니스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시나리오 분석을 시행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