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보고서, 중국 탄소배출권거래제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에너지, 철강, 화학공업, 태양광 등 산업 구조에 큰 영향 국내 산업계, 중국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에 따른 대비 필요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중국 역시 탄소중립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KOTRA(코트라)가 10일, ‘중국 탄소배출권 거래제 추진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해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ETS) 운영 현황과 산업별 영향에 주목했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후베이, 광둥, 상하이 등 8개 지역에서 배출권 거래소를 시범 운영했고, 올 7월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출범시켰다. 코트라 관계자는 “거래소 도입 초기에는 탄소배출권 거래 규범화를 통해 의무감축에 주력하고, 향후 상쇄 배출권을 통한 자율감축과 연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전력발전 산업을 중심으로 배출권 거래를 적용하지만, 2025년까지 철강, 화학공업 등 8대 고에너지 소모산업에 확대 적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은 에너지, 철강, 화학공업, 태양광 등 산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 구조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은 2020년을 기준으로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61%를 차지함으로써, 에너지산업의 탄소배출량이 46억 톤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2060년까지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청정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전체의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세계 시장의 53%를 차지하는 중국 철강산업은 2020년을 기준으로 탄소배출량이 18억 톤에 달한다. 이에 허베이성, 장쑤성 등 14개 주요 생산지역에서는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철강 감산 조치를 이미 시작했다.
또한 중국의 화학공업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2020년을 기준으로 5.2억 톤 정도로, 메탄올과 합성암모니아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에 따라 중국은 화학공업 분야에서도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청정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태양광산업은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으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의 태양광 발전설비 총용량은 올해 308GW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필요한 단결정・다결정 실리콘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올 상반기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폴리실리콘(다결정 실리콘)의 양은 전년 동기 대비 234%가량 증가한 450톤에 달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등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 있어
중국은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으로 전력, 철강 등 탄소배출 규제 대상 업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 관계자는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은 관련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중국으로부터 관련 제품을 수입하는 우리 기업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중국 관련 수입 제품과 원자재의 가격 상승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 등 탄소중립으로의 이행에 따라 우리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중국의 탄소중립 대전환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청정에너지 산업이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 내다보는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의 탄소중립 대전환에 따라 풍력, 수력 등 청정에너지 발전설비와 철강 전기로 도입, 철스크랩 재활용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또한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이 중국과 경합하고 있는 국내 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의 철강 감산으로 인해 국내로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국내 철강산업의 경우 국내 유통 가격 상승과 실적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