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생에너지 투자 매력도 21위, PPA 중개 기업 등장으로 활성화 기대

우리나라,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13위에서 올 하반기 21위로 하락 기후단체들, COP26 개최지에서 삼성전자 RE100 전환 촉구 퍼포먼스도

2021-11-15     김민정 editor
출처. EY한영

 

국내 기업의 'RE 100(2050년까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 전환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달성에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의 재생에너지 시장 환경이다. 한마디로 재생에너지 단가가 해외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 

물론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NGO의 압박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는 영국 글래스고 스코티시 이벤트 캠퍼스(SEC) 앞에서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한 장면이 재현됐다. 이 자리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가면이 등장했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청소년기후행동 등 기후 운동 단체 연합이 삼성전자의 RE100 전환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이들 기후 운동 단체는 "삼성전자가 많은 양의 전기를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에 들어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사용하는 전기 대부분을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아닌 석탄 발전에 의존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국내만 빼고 해외 사업장엔 이미 RE100을 달성했다. 2018년 유럽과 미국, 중국 등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을 100%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한다고 선언한 이후 지난해에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이같은 국내 재생에너지 여건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최근 발간됐다. 회계・컨설팅 기업 EY한영이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투자 매력도가 전 세계 주요 40개국 중 21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EY한영은 지난 2003년부터 각국의 재생에너지 사업 기회와 투자 여건 등 투자 매력도를 조사해 반기별 ‘재생에너지 국가별 매력 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1위는 미국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재생에너지 투자 매력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드러났다. 그 뒤는 중국, 인도, 프랑스, 영국, 독일, 호주, 일본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하반기 13위를 기록하며 20위권으로 진입했지만, 하락세로 돌아서 올 상반기 17위, 하반기 21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EY한영은 우리나라는 인허가와 금융권 지원, 지역 주민과의 협조 이슈 등으로 해상 풍력 프로젝트 일부가 지연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EY한영은 재생에너지 업계의 고속 성장을 위협할 수 있는 장애물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동성이 심한 재생에너지의 증가는 전력그리드(송배전망) 인프라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며 앞으로 전력에너지 전송 인프라 업그레이드 및 확장에 필요한 투자가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솔라커넥트, 국내 재생에너지 직접 PPA 중개 서비스 물꼬 터

정부가 올해 시작한 K-RE100의 기업 참여율이 1%대 수준으로 저조한 것도, 해외와 다르게 비싼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 때문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12일,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전력판매자와 전기사용자가 전력을 직거래하는 당사자 간의 계약 방식인 전력구매계약(PPA)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사항을 포함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국내 기업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에너지 IT 플랫폼인 솔라커넥트가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 등록을 마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로 등록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직접 전기사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직접 PPA 중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솔라커넥트는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 등록을 마침으로써 RE100 이행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조달 솔루션을 모두 갖췄다고 한다. 솔라커넥트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보유 중인 재생에너지 발전소 자원을 활용해 RE100 이행 기업과 발전사업자 모두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제도 시행으로 RE100 이행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이 활성화될 것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모화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를 낮추는 등 국내에서도 RE100 가입이 가능한 여건을 좀 더 적극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