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CAF 지부 만들고 IFRS도 유치 노력... 글로벌 표준작업 주도권 안 놓친다

2021-11-15     송준호 editor

ESG의 글로벌 표준을 정하는 다양한 기관에서 일본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부를 설립하거나 관련 이니셔티브 가입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3대 메이저 금융그룹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은 12일(현지시각) 신설되는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 일본연합’의 회장사로 선임됐다. 이날 출범한 PCAF 일본연합에는 미즈호뿐 아니라 6개 일본금융기관이 함께 포함됐으며, 닛세이 자산관리공사,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노무라자산운용, 스미토모 생명보험,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 등이 함께 했다. 미즈호는 지난 7월 PCAF에 가입한 최초의 일본 금융기관이다. 

PCAF는 파리기후협약 이행을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 및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공개하도록 탄소회계 표준을 제공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민간협의체)다. 현재 48개국 170여개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KB, 신한, IBK기업은행, 우리금융그룹 등이 가입돼 있다. 

 

일본의 3대 메이저 금융그룹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은 12일(현지시각) 신설되는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 일본연합’의 회장사로 선임됐다./PCFA 

 

PCAF 기준은 상장주식 및 회사채, 기업 대출과 비상장주식, 상업용 부동산, 자동차 대출을 포함해 다양한 자산클래스의 배출량을 측정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PCAF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금융부문의 글로벌 온실가스(GHG) 회계를 일반적인 표준관행으로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전 세계 250개 이상의 금융기관 대출 및 투자자산 배출량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것 등이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표준에 따른 산업유형 해석, 투자기관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기타 데이터 불충분, 효율적인 데이터 수집방법의 필요성, 중복 배출 계산 등 몇 가진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며 “PCAF 글로벌의 지원을 받아 참여 금융기관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PCAF의 특징은 오픈 액세스와 무료 협업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향후 금융기관의 온실가스 배출 측정방식에 관한 통일된 표준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의 SBTi(과학기반목표감축 이니셔티브),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PACTA(자기자본 및 회사채 등 더 넓은 범위의 금융자산에 대한 온실가스 회계방법을 제공), PRI(책임투자원칙) 및 PRB(책임투자은행원칙) 등과 함께 방법론을 보완해나가는 형태다.

PCAF는 지난 11일에는 ‘국채’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하기 위한 지침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60조달러(7700조원)에 달하는 국채 부분은 주요 투자자산 부문의 핵심이지만, 국채의 배출량을 계량화하기 위한 방법론이 마땅히 없었다. 올해 초 브리티시연금계획(BT Pension Scheme), 영국 교회연기금(the Church of England Pensions Board) 등은 그들의 보유 국채의 기후영향을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렇게 PCAF의 다양한 표준 제정의 논의 과정에서 함께 참여하면, 일본 금융기관으로서는 자국의 입장을 반영할 수도 있고 글로벌 논의 테이블에서 훨씬 더 유리한 입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최근 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이 글로벌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ISSB) 지부를 설립하는 단계에서도 일본 내 유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은 미국에 이어 ‘RE 100’에도 가장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RE100 가입기업 300여곳 중 일본기업은 50곳이 넘으며 전체 참여기업의 6분의 1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