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와 자동차 공급망 넷제로는 왜 다른가...BCG보고서
HSBC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50년까지 전 세계 공급망의 넷제로 실현을 위해 필요한 자금 중 약 절반을 중소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발간한 ‘넷제로 공급망 제공에 관한 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중소기업이 사업 및 공급망 운영을 탈탄소화하기 위해 25조 달러(2경 9537조원)에서 최대 50조 달러(5경 9075조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투자와 민간투자를 합쳐 전체 100억(11경 8150조원) 달러 예산 중 절반에 해당한다.
HSBC의 글로벌 무역 및 수취 재무 책임자인 나탈리 블라이스는 "넷제로를 선언한 대기업의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공급망에서 가장 배출량이 큰 스코프(Scope)3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대체 연료, 에너지 집약도가 낮은 제조 공정, 탄소 포획 등 기후 기술에 투자하거나 기업∙정부∙비영리단체∙은행과의 협력 및 공동투자 해야 한다”며 금융 접근성과 혁신 기술 투자를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소기업 기후허브(SME Climate Hub)'와 같은 이니셔티브도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Elm Analytics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산업 하나만 해도 140곳의 유명 제조업체가 있으며, 약 5000곳의 티어(tier) 1 협력업체, 2만5000개 이상의 티어(tier) 2 협력업체, 20만곳의 중소 협력업체들로 이뤄져있다. 보고서는 "이들 모든 협력업체들의 온실가스가 줄어든다면, 총체적인 효과는 극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BCG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공급망은 탄소 배출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종별로 공급망 탄소 감축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전체 배출량 중 공급망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인 반면, 의류 산업은 공급망이 95%를 차지한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제조를 위한 OEM 공장 주변에 협력업체들이 집중돼있는 구조인 반면, 의류산업은 밸류체인별로 7곳에 달하는 단계별로 각각 다른 지역에 공급망이 나뉘어져있다.
보고서는 "섬유산업의 경우, 직물 제조공정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22%를 차지하고, 옷을 만드는 공정은 30~40%를 차지하며, 25~30%는 세탁 및 건조와 같은 의류 사용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며 "이에 따라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재활용하거나, 염색 과정에서의 지속가능한 의류공정 등의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섬유 산업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보고서는 "자동차 산업 온실가스의 60-70%는 사용과 주행 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배터리 재활용과 전기차로의 전환 등으로 공급망 탄소 감축 전략을 갖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공급업체에 관한 새로운 표준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중소기업 역시 의무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내년부터 기후 관련 공개 태스크포스(TCFD)의 권고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해야 함에 따라 2025년부터 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기준도 출시할 예정이다.
나아가 보고서는 중소기업들이 넷제로 공급망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세부 대안을 제시했다. ▲제품 재설계 ▲ 민관 및 산업 간 협업 ▲창의적인 솔루션 개발 ▲기후 기술 투자 ▲ESG메트릭스 기반 공급망 운영 데이터 시스템 구축 ▲실행 가능한 공급망 정책 운영 ▲금융지원 등 7단계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