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바젤은행감독위원회, 석탄 투자 은행 관리에 팔 걷었다
BIS 산하 바젤은행 감독위원회(BCBS)는 16일 기후위기에 따른 금융리스크를 관리하고 감독하는데 필요한 18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BCBS는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은 자본 완충재(capital buffer)를 의무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홍수, 화재, 갑작스러운 자산가격 하락 등에 대처할 수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기후와 관련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총체적인 접근법이 담겼다. 은행의 지배구조,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 모니터링 및 보고, 시나리오 분석, 감독자의 규제 조치 등이다.
먼저 기후위험이 자산에 미치는 위험을 계량화하라고 요구했다. 내부 자본에 기후 위험을 고려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동성 적정 평가를 하라고 조언했다. 기후 관련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주요 위험 지표를 개발해 기후변화가 신용, 유동성 및 기타 전통적인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게 시작이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대비할 수 있도록 은행은 통제권 격인 자본 완충재를 구비해야 한다. 자본 완충재(capital buffer)란 다른 최소 자본요건 외 금융기관이 보유해야 하는 의무 자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문제를 보다 탄력적으로 다루기 위해 의무화됐다.
일련의 과정은 임원 수준에서 관리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BCBS는 “이사회와 고위 경영진은 위원과 위원회에 기후 관련 책임을 명확히 할당하고 기후 관련 재무 위험에 대한 효과적인 감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규제 당국이 기후위험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관여해야 할지는 논의 중이다. 다만 이번 원칙은 은행과 감독자에게 공통의 기준선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규제는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BCBS는 “은행과 감독자는 기후위기에 따른 금융리스크를 공통 수준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단체들 “기후위기에도 화석연료 못 끊는 은행... 규제 수준 높여야”
BCBS의 발표에 기후단체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기후단체들은 바젤위원회에 화석연료를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하도록 규제를 요구해왔다.
11개 기후 기구들은 BCBS에 ”은행 및 보험사들은 이미 많은 화석연료에 투자해 고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규제에 화석연료를 고위험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1250%의 위험 가중치를 적용하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BCBS 보고서 수위는 한참 못 미쳤다. 은행의 입장에서 기후 관련 금융리스크를 다루는 내부 원칙을 소개했을 뿐이지, 외부적으로 은행이 기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은 빠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행들은 2015년 파리협정 이후에도 화석연료에 거의 4조 달러(약 4400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에만 석유, 가스, 석탄에 채권과 대출금 4590억 달러(약 541조원)를 투자했다.
보고서 전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