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롤스로이스, 차세대 원전 ‘SMR’ 시동 걸다

빌 게이츠의 차세대 원전 ‘나트륨’,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2024년 착공 영국의 SMR 규제 승인 절차, 원자력 산업에 중요한 순간 될 것

2021-11-18     김민정 editor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집중해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첫 작품이 가시화됐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빌 게이츠가 지난 2006년 세운 에너지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최대 석탄 생산지인 와이오밍주 캐머러에 차세대 원전 ‘나트륨’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빌 게이츠가 오랜 기간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문제에 몰두해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로는 결코 탄소중립을 이룰 수 없다고 여긴 그가 찾은 해결책은 바로 원전이다. 그는 기존 경수로나 중수로 방식이 아닌 차세대 소형 원자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원전 분야의 천재로 불리는 네이선 미어볼드와 함께 새로운 방식의 원전을 찾는 데 성공했다. 

바로 나트륨 냉각 방식의 고속 증식로를 적용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것이다. 대형 원전과 비교할 때 크기가 10~20분의 1 수준으로 핵폐기물이 적고, 안전성 부문에서 중대사고 발생률이 대형 원전의 1000분의 1수준으로 알려졌다.

나트륨 원전은 2024년 착공 예정이며, 기존에 이곳에서 운영되던 석탄화력발전소는 2025년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빌 게이츠는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나트륨 원전을 설치해 탄소중립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나트륨 원전이 완공되면 약 25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기후 친화적인 방식으로 생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테라파워는 오는 20028년 나트륨 원전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혁신적인 기술은 우리 에너지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와이오밍에서 새롭고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전력 생산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롤스로이스, 영국 규제기관에 SMR 승인 요청 절차 시작

영국에서는 롤스로이스가 SMR의 영국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시작해 눈길을 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롤스로이스가 영국에서 SMR 설계가 처음이기 때문에 규제 승인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영국 정부에 허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롤스로이스의 SMR 사업에 2억1천만 파운드(약 3천300억원)의 보조금 지원을 승인한 상황이다.

영국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는 영국 원자력규제청(ONR)의 일반설계평가를 통해 승인받아야 하는데, 그 전에 영국 정부가 기업이 설계안을 규제기관에 제출할 수 있게 허가해줘야 한다. 이 과정은 공식적인 검토 절차가 시작되기까지 최대 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헬레나 페리 롤스로이스 규제안전국장은 “영국 SMR 원자로 설계가 처음으로 규제 승인을 위한 초기 절차에 들어간다”면서 원자력 산업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관련 업계는 SMR이 이제 기술 상용화의 첫 단계에 들어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