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읽기】IOSCO 규제의 나비효과? 렙리스크 ESG데이터 방법론 모두 공개

IOSCO의 규제, ESG 평가 방법론 공개 이끄나

2021-11-29     박란희 chief editor
렙리스크는 지난 2006년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이용, 18만5000개 이상의 상장 및 비상장기업, 5만개 이상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정량적 리스크 분석과 측정 기준을 제공해온, ESG데이터 분야의 선구자적인 기업이다./홈페이지

ESG데이터 제공 및 평가기관인 ‘렙리스크(RepRisk)’는 자사의 모든 ESG 데이터 방법론을 24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자신들이 구축해놓은 알고리즘에 사용된 파이썬 소스코드, 샘플 데이터셋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는 ‘주피터 노트북’ 등을 모두 오픈했다. 

렙리스크는 지난 2006년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이용, 18만5000개 이상의 상장 및 비상장기업, 5만개 이상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정량적 리스크 분석과 측정 기준을 제공해온, ESG데이터 분야의 선구자적인 기업이다. 렙리스크의 ESG 데이터는 인권, 노동관행, 부패 및 환경을 포함한 광범위한 이슈를 다루며, 블랙록과 JP모건을 포함한 글로벌 최대 투자자들에게 제공돼왔다. 

렙리스크는 홈페이지를 통해 “2007년부터 15년 이상의 데이터가 기록돼있으며, 매일 23개 언어로 된 10만 개 이상의 공개된 출처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데이터가 스크리닝 된다”고 밝혔다. 

렙리스크는 신문, 온라인미디어, 트위터나 블로그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정부기관, 규제기관, 싱크탱크, 뉴스레터 등 각종 온라인 소스를 포함, 글로벌 수준부터 지역 수준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기업의 ESG 리스크를 평가해왔다. 28개 ESG 이슈, 73개의 주제태그에서 파생된 101개의 ESG위험요인을 다루며, 렙리스크만의 RRI(RepRisk Index)를 통해 각 기업의 ESG 이슈와 관련된 평판 리스크를 수량화한다. 

렙리스크의 방법론 공개에 나오느 폭스바겐의 ESG등급/렙리스크

 

IOSCO 규제보고서, 이해상충 우려 제기

ESG 평가기관에게 평가방법론은 공개가 금지된 영역에 가까운데, 왜 렙리스크는 이렇게 방법론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일까. 그 배경에는 지난 주에 발표된 국제증권감독기구(이하 IOSCO)의 최종 보고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OSCO 보고서는 지난 1년 가량의 종합적인 ESG 생태계를 둘러싼 종합보고서나 다름없다. 보고서의 출발 자체가 ESG 평가등급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규제’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다. 

애슐리 알더 IOSCO 회장은 “일관되고 비교가능한 공시가 없는 상태에서, ESG 평가등급 및 제3자 데이터 등은 ESG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자본시장이 넷제로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을 강화함에 따라, 이들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고, 때문에  IOSCO가 이번 작업을 맡았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올초 시작한 보고서 작업은 지난 7월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측정하려는 등급 및 데이터의 정의(definition)와 조정(alignment)이 결여돼있으며, 방법론에 대한 투명성이 결여돼있고, 또 평가기관이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잠재적인 이해상충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주 발표된 최종 권고안에서 IOSCO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 잠재적인 이해상충을 고려하고, 데이터와 방법론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IOSCO는 “신용평가기관, 증권거래소 등 권한을 가진 규제당국은 ESG서비스와 기존 서비스 사이에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운영구조와 거버넌스가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FT는 “컨설팅 부서가 ESG등급을 높일 수 있도록 고객사에 정보를 제공할 때 빨간 불이 켜졌다고 IOSCO는 밝혔다”고 덧붙였다. 

무디스, S&P, 피치 등을 포함한 글로벌 대형 금융투자기관은 최근 몇 년 동안 인수합병을 거쳐 강력한 ESG 데이터 제공 및 평가기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이해상충의 이슈 또한 지속적으로 커져왔다. 예를 들어, 이사회의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ISS의 ESG 부문인 ‘ISS ESG’에서 기업 ESG 평가를 진행하면서, 이와 관련한 실제적, 잠재적 이해상충 우려도 제기돼왔다. 

FT에 따르면, S&P글로벌은 올해 ESG 관련 매출 1억 달러(1193억원)를 창출할 예정인데, 기업 지속가능성 대출의 환경 영향 검증 서비스를 실시했으며, 2024년에는 ESG 부문 수익이 3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UBS는 ESG데이터 시장이 2020년 22억 달러에서 2025년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