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 내년 1월 ‘넷제로 엑셀러레이터’ 출범...대전환 위한 선굵은 움직임
글로벌 화학회사 바스프가 내년 1월부터 탄소 감축을 가속화하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 조직인 ‘넷제로 엑셀러레이터(Net Zero Accelerator)’를 출범한다고 26일(현지시각) 밝혔다.
바스프는 올초 2050년까지 스코프(Scope)1, 2 탄소중립을 발표했으며, 중기 목표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CO2 배출량을 25% 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최대 10억 유로(1조3000억원) 투자도 밝혔다.
‘넷제로 엑셀러레이터’ 조직의 역할은 저탄소 생산기술, 순환경제,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가속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바스프는 밝혔다. 바스프 이사회 의장인 마틴 브루더뮐러 박사는 “이번 조치는 기후중립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은 라르스 키사우(48) 박사로, 그는 이사회 의장에게 관련 사항을 직접 보고한다. 바스프는 “재생에너지, 대체원료, CO2 감축기술에 관한 전문지식을 한곳에 모음으로써, 탄소중립 이행 속도를 높이고 빠르게 스케일링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루드비히샤펜에 본부를 둔 새 프로젝트 조직은 80명의 직원과 함께 내년 1월부터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켐사이클링(ChemCycling) 혹은 메탄화합물 같은 CO2-free 기술 강화
바스프가 이처럼 과감하게 ‘탄소중립 전문 조직’을 떼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제로 경제로의 대전환기에 글로벌 대형 화학회사로서의 고민이 그대로 담겼다고 볼 수 있다.
바스프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2018년 기준 219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문제는 사업의 성장과 함께 온실가스도 대폭 늘어난다는 점이다. 바스프는 중국 남부 광둥성에 100억 달러(11조7000억원) 규모의 통합 화학공장을 대규모로 짓고 있는데, 2022년 첫 가동을 시작해 2030년까지 완공될 방침이다. 바스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공장이니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바스프는 ‘메이크(Make)’와 ‘바이(Buy)’ 두 축을 기본으로 재생에너지에 접근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최근 바스프는 두 건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바텐폴과 계약을 맺고 1.5기가와트 규모의 네덜란드 쿠스트 주이드(Kust Zuid) 풍력발전소 지분 49.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오스테드와 독일 북해의 보쿰 리프그룬드(Borkum Riffgrund)3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186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구매하는 25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탄소 감축을 상당히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스프의 ‘넷제로 엑셀러레이터’ 팀에서는 이와 함께 켐사이클링(ChemCycling) 혹은 메탄화합물 같은 CO2-free 기술 등의 업무도 맡게 된다. 켐사이클링은 ‘케미컬(Chemical)’과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화학공정을 통해 분해, 재조합해 새로운 화학연료로 재사용하는 바스프의 신기술이다.
바스프의 신규 팀에서는 다양한 넷제로 기술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10대 화학기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열식 증기 분해기’를 ‘전기가열식 증기 분해기’로 바꾸는 것이다. 화학기업 사빅(SABIC)과 글로벌 산업엔지니어링 기업 린데와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중이다.
바스프는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초의 전기 가열식 증기 분해기용 파일럿 용광로를 구현해, 탄소 배출 없이 기초 화학물질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스프는 관련 자금이 빠르게 확보될 경우 2023년부터 파일럿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스프, 올 연말까지 4만5000개 제품 탄소발자국 정보 완성
1990년 바스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4380만톤. 국내 대기업들은 이제 막 탄소중립을 향해 가지만 바스프는 이미 지난 20년 동안 온실가스를 절반 가량 줄였다. 바스프의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개별 제품에 대한 탄소 발자국을 측정해왔으며 화학 회사 최초로 약 4만 5000여 개 모든 제품군에 대한 ‘제품 탄소발자국(Product Carbon Footprint, PCF)’을 적용하고 있다. 2021년 말까지 전 제품에 대한 제품 탄소발자국 정보를 완성할 계획이다.
2008년에 이미 ‘기후 보호 책임자(Climate Protection Officer)’를 임명했고, 글로벌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탄소 대조표(Carbon Balance)’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