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는 소셜미디어 중단, 파타고니아는 보 철거...행동주의 기업들의 남다른 행보

2021-11-30     김민정 editor
출처. 러쉬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다른 곳에서 만나요.' 

28일 러쉬의 인스타그램 공식 채널에는 이 문구만 남아 있었다. 

영국의 코스메틱 브랜드이자, 지속가능성 및 행동주의 기업으로 유명한 러쉬가 깜짝 놀랄 소식을 알렸다. 러쉬코리아는 이날 공식 성명문을 통해, "청소년을 비롯한 사용자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스냅챗・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 채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 26일부터 전 세계에 적용되는 정책으로, 한국도 여기에 포함된다. 

러쉬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의 조작 위험성, 사이버 괴롭힘, 가짜 뉴스, 극단주의, 고립공포감(Fear Of Missing Out・FOMO), 유령진동증후군 등의 유해성이 청소년들의 자살, 우울증과 불안을 증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지적하며, 디지털상에서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러쉬는 디지털상에서의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하고,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 뉴스레터,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고객을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 기업이 건강한 대안과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규제할 국제 법규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러쉬의 이 같은 결정은 일종의 ‘브랜드 행동주의(Brand Activism)’다. 특히 러쉬의 이번 결정은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의 내부 고발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정신건강의 해악을 알면서도 방관하면서, 폭력과 혐오를 조장해왔다는 내부고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러쉬는 지난 2019년 탈소셜미디어를 선언해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대면 소통 실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다시 소셜미디어 운영을 재개했다가 이번에 '탈(脫)소셜미디어' 선언을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파타고니아, 폐그물 제품 만들고 보 철거 캠페인 실시

행동주의 기업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파타고니아도 러쉬만큼 이색적인 캠페인을 한다. 

미국의 친환경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에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캠페인을 실시한,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표본으로 불린다.

파타고니아코리아는 현재 ‘푸른 심장–대한민국 강하천 심폐소생 프로젝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혈관인 강과 하천의 흐름을 막는 인공 구조물인 보를 철거하기 위해 관련 단체들과 손잡고 나선 것이다.

국내 강 하천에 오랫동안 방치돼온 보 철거를 지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이를 환경부와 지자체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 글로벌 역시 전 세계 곳곳의 댐이나 보와 같은 인공 구조물이 발생시키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문제에 오래 천착해온 파타고니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거듭하다 '넷플러스'라는 신소재까지 개발했다. 올 가을・겨울 시즌에 선보인 넷플러스 컬렉션은 유해한 플라스틱인 폐그물로 만든 제품이다. 파타고니아는 폐그물 문제를 해결하려 수년 동안 칠레, 아르헨티나 해안 등을 떠돌며 버려진 그물망을 수거했고, 연구 개발 끝에 넷플러스라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관련 업계는 파타고니아가 그동안 오가닉 코튼, 재활용 페트병 원사 등 친환경 공정이나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활용해왔는데, 이번 넷플러스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친환경 활동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