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재활용 플라스틱 부족해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지장받나
최근 P&G가 재활용 플라스틱 부족으로 자사가 세운 지속 가능성 목표 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G는 지난 2018년 '앰비션 2030'이라는 지속 가능성 목표를 발표하고 제품 생산, 포장, 폐기 등 제품을 제작하는 전 과정에서 폐기물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왔다. 지속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친환경적인 유통 체계를 구축, 소비자들의 책임있는 소비를 독려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P&G는 2030년까지 제품 포장재를 100%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석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사용을 50% 줄이기로 했다. 2021년에 자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재 포장의 73%가 재활용 또는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P&G가 봉착한 문제, 재활용 플라스틱 부족
생활용품 업계들의 공통된 고민
그러나 지난 12월 3일, P&G의 글로벌 지속 가능성 담당 부사장 잭 맥어내니(Jack McAneny)는 로이터 통신이 주최한 가상 글로벌 컨퍼런스 ‘로이터 넥스트’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해 재활용 플라스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P&G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플라스틱의 수집과 분류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950년 200만 톤에 머물렀던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5년 3억8000톤으로 190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이처럼 플라스틱 재활용이 원활하지 않은 반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20년 이내에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EU는 2019년 6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고, 2021년 1월 1일부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등 다양한 규제를 추진 중에 있다. 기업들도 새로운 생산 방식을 고려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퓨어사이클'과 협업
맥어너니 부사장은 “P&G가 부족한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급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P&G는 현재 ‘퓨어 사이클(PureCycle Technologies)’이라는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 스타트업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폐기물 폴리프로플렌을 투명하고 냄새 없는 초고순도 재활용 폴리프로필렌으로 변환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P&G는 “퓨어사이클과 같은 스타트업의 기술이 이전에는 실현 불가능했던 폐 플라스틱의 사용 범위를 넓혀주었다”라며 “이들이 앞으로 P&G의 공급업체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고급 재활용 기술이 실제로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줄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해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 하다.
퓨어사이클은 일본의 미쓰에이, 우리나라의 SK 지오센트릭과도 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인데, 공교롭게도 지난 5월 공매도 전문기업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이 회사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에 의문을 제기하며 저격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지난 9월 퓨어사이클의 CEO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SEC의 조사 결과에 따라, P&G의 플라스틱 재활용과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