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공급업체에게 CDP 기준 탄소감축하면 HSBC 금융 지원
204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세운 유통공룡 '월마트'가 공급망 협력업체의 탄소감축을 강화하기 위한 획기적인 협력프로그램을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월마트는 '프로젝트 기가톤' 프로그램을 통해 2030년까지 협력업체에서배출되는 탄소를 1기가톤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월마트는 '과학기반 감축 목표와 연계된 새로운 금융 조달 플랫폼'을 선보였다.
월마트의 협력업체가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세운 기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경우, 이 협력업체는 HSBC로부터 신용한도 및 송장(invoices) 조기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CDP는 기업의 환경 영향 등을 연구 및 평가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공개하는 공신력있는 기관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월마트의 이번 계획에 대해 "1만개 이상의 협력업체 중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충격적"이라며 "하나는 글로벌 대기업이 자신의 사업활동(Scope1,2 배출)만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인 Scope3 배출량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압력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하나는 공급망의 배출량 관리와 관련한 물류상 어려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의 ‘기가톤 프로젝트’는 무엇?
이번 프로젝트는 월마트의 '기가톤 프로젝트' 일환이다. 2017년부터 월마트는 2030년까지 회사의 글로벌 유통망으로 부터 10억 미터톤(1기가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방안으로 '기가톤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총 4억 1600만 미터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이는 1년 동안 미국 도로에서 2억대 이상의 승용차를 없앤 것과 같은 효과다.
그러나 공급업체 중에는 물류 양을 늘리기 위해 여기저기서 제품을 끌어오다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았다. 지속가능성이란 목표 달성을 위한 여력이 없는 것이다.
월마트의 지속가능성 담당 제인 유잉 전무는 "기가톤 프로젝트는 월마트의 공급업체가 에너지, 자연, 폐기물, 포장, 운송 및 디자인 등 6가지 항목에 걸쳐 탄소 배출을 감소하도록 만들어졌다"며 "기존 프로젝트와 더불어 HSBC와 함께 한 자금 지원 정책을 이용하면 중소 기업들도 지속가능성에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SBC의 글로벌 무역 및 채권 금융, 금융 기관의 글로벌 책임자인 수랏 센굽타는 “평균적으로 회사 탄소 발자국의 80%가 공급망에서 나오는데, 중소 공급업체를 돕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스코프3’ 배출량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기타 간접 배출을 막고 순 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협력 이유를 전했다.
자금 지원 제도 신청 자격은 ?
이번 지원 제도를 받으려면, 기가톤 프로젝트의 6가지 항목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항목에서 배출량을 줄였다면 신청할 수 있다. 또한 과학기반 감축 이니셔티브인 STBi에서 검증받았거나 CDP의 기후 변화 보고서에 명시된 특정 기후변화 점수를 달성한 경우 지원할 수 있다.
적합한 업체로 선정되면 HSBC 자금 지원 정책을 통해 월마트가 승인한 송장에 대한 조기 지불을 할 수 있으며 공급업체의 CDP 점수, 설정된 목표 및 기업이 미친 영향 등을 평가해 융자 가격이 책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CDP의 덱스터 개빈 글로벌 이사는 "CDP는 공급사와의 협력을 통해 2020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6억 1900만 톤 줄이는 데 일조했다"며 "공급망의 탄소 배출을 감소하는데 있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고 월마트, HSBC와의 관계 또한 원활히 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번 자금 지원 제도는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이 비교적 부족한 중소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업체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저용품 공급업체인 ‘베스트웨이(Bestway)’가 대표적이다. 월마트는 지금까지 3100개의 공급업체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했다는데, 기존의 대형 협력업체만이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들이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탄소 배출은 측정 범위에 따라 스코프 1,2,3으로 나뉜다. ’스코프 1’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 ‘스코프 2’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 ‘스코프 3’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협력 업체 및 물류, 제품을 사용할 때,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배출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