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블랙록 스튜어드십 정책, 다양성·화석연료?

2021-12-15     박지영 editor

블랙록이 ‘2022년 스튜어드십’ 우선순위를 설명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30% 이상의 다양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지금은 에너지 전환의 과도기라면서 “안정적이고 저렴한 화석연료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화석연료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4일 블랙록은 ‘2022년 투자 스튜어드십 정책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기후위험 ▲이사회 다양성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 ▲경영진 보상 ▲기업형태 변경 5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블랙록은 “혁신적인 결정과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위해 오랜 기간 기업에게 다양성을 고려하도록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 업데이트에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여성 이사는 최소 2명 이상, 대표성이 낮은 집단에서 최소 1명 이상의 이사를 둬야 한다. 영국 기업의 경우 이사회 멤버 33% 이상을 여성 이사로, 인종 다양성을 대표하는 이사는 최소 한 명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꼭 여성이나 인종으로 다양성을 한계 지을 필요는 없으며, 가령 소수 민족, 성소수자, 장애인과 퇴역군인과 같이 각 국의 문화와 규제에 맞는 다양성을 반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새로운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의 이사에게 언제 반대표를 던질지 명시하진 않았다. 우선 S&P 500에 속한 기업 등 대기업에 초점 맞출 것을 시사했다. 블랙록에 따르면, 올해 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다양성의 결여였다. 올해 블랙록은 2200건의 이사회 다양성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양성이 결여된 975개 기업의 1862건의 선임안에는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은 에너지 과도기,

탄력적 적응 위해 "화석연료 일부엔 지속적 투자 가능하다"

블랙록은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지금 시기를 과도기로 규정했다. 기업에게 특히 ‘탄력적 적응 가능성’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블랙록은 “가능성 있는 탈탄소화 경로 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의 탄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에너지 공급과 전환이 기업의 계획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화석연료 투자에 대해선 일부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화석연료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대신 화석연료에 투자한 규모와 출구전략, 탄소 감축 목표를 공개하라는 조건을 덧붙였다. 또 근로자들이 넷제로 경제 전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지난 11월, 블랙록 래리 핑크 CEO는 MIT 금융정책센터 제8차 연례회의에서 "기업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라는 대중의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요구"라며 과도기에선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도 가지고 가며 재생에너지 투자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과정은 감정적일 수 없다. 많은 정부가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곡선은 바꾸지 않으면서 공급곡선만 바꾸고 있다.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속가능 보고서 기준에 대해서도 유보된 입장을 보였다. 블랙록은 기업에게 가치보고재단의 SASB 표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및 기타 요소를 보고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COP26에서 ISSB 재단이 만들어지면서 글로벌 통합 공시기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랙록은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면 TCFD, SASB 이외 다른 표준을 추가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경영진 보상 프로그램에 ESG 기준이 있는 기업의 경우 장기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되어야 한다. 기업 구조와 관련해 블랙록은 새로운 형태로 전환하려는 기업들은 이 문제를 주주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공익법인이나 이와 유사한 법인으로 기업 형태를 바꾸자고 제안하는 기업이라면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대신 주주 투표를 진행하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