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후 금융에서 주목해야 할 4가지
미국 기업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홍수 등으로 매년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비영리 연구 기술 재단인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과 글로벌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회사인 애럽 그룹은 공동 연구를 통해 미국 연안이 침수되면서 생겨나는 피해 규모가 2022년에는 135억 달러(한화 약 16조원)를 넘을 것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는 직접적인 피해만 분석한 것이며 홍수로 인한 운영 손실 및 긴 수리 기간으로 인해 생겨나는 간접 피해까지 더하면 손실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기후 금융’에 주목하고 2022년 주목해야 할 4가지 포인트를 분석했다.
1 기업들의 그린 워싱
기업들은 기후 문제에 주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그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내부자들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도이치그룹 자회사 DWS의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책임자였던 데지레 픽슬러는 “회사가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과 달리 기업의 ESG 순위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DWS는 현재 독일 금융당국에 의해 조사받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전 임원 타리크 팬시는 “블랙록이 투자 상품을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라벨링하고 마케팅했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반 상품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2022년에도 기업들의 '그린 워싱'에 대한 시선이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2 내부의 수행 능력
ESG는 단순히 자산이나 기업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목표에 기반해 이루어진다. 독립 리서치 기관인 ‘크리에이트 리서치’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자산 소유자와 관리자들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주주로서 회사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진 몰라도 기업과 정부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3 뒤늦은 규제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앙은행이 기후 금융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기보다 위기 상황 대처에 중점을 두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금융기관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유럽 중앙은행은 담보 체계를 검토하고 있으며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자금 수요 요건에 기후 위험을 반영해야 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금융기관의 소극적인 대처는 지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에 충분치 않다.
4 녹색 기금의 활용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면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다. 현재 이 ‘녹색 자금’이 가장 필요한 곳은 개발도상국이다. 이들이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C로 줄이기 위해선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것에 비해 개발도상국은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선 은행이 녹색 채권, 지속가능채권, 또는 지속가능 연계채권 등을 연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 60대 은행을 비롯해 여러 투자자들이 화석 연료 산업에 자금을 투자했고 정치권도 강력한 기후 규제를 제지하는 상황이라 해결이 쉽지 않다.
가스 및 원자력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가 EU의 지속 가능 금융 분류 체계(택소노미)를 약화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한국 역시 가스 화력 발전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