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CC, ‘기후 금융 리스크 평가 지침’ 마련 중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16일(현지시각) 자산 규모가 1000억달러(119조원) 이상인 대형은행을 위한 기후관련 재무 리스크 식별 및 관리 원칙 초안(이하, 원칙)을 공개하고, 2022년 2월 14일까지 의견 수렴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쉬(Michael Hsu) OCC 청장대행은 “이번 원칙 발표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 증가에 직면한 대형 은행의 안전과 건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중요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원칙은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는 대형은행들을 지원하고자, 기후변화 리스크를 안전하고 건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담고 있다. 더 나아가, OCC는 원칙을 통해 기후 금융 리스크를 은행의 기존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에 통합시켜 나갈 방침이다.
기후 금융 리스크를 '물리적', '전환적' 리스크 식별해 관리 방안 제시
원칙 초안에 따르면, 은행이 직면한 기후 금융 리스크를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s)와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s)로 구분해 이에 대한 관리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물리적 리스크는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허리케인, 산불, 홍수, 폭염을 비롯해 강수 패턴 변화,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등으로 사람과 재산에 미치는 피해를 가리킨다. 전환 리스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 및 산업 변화에 따른 금융업계의 재무적 스트레스를 포괄한다.
원칙은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해 은행의 안전성과 건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효과적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 구축 ▲정책, 절차, 제한 마련 ▲전략적 계획 수립 ▲리스크 관리 ▲데이터, 리스크 측정, 공시 ▲시나리오 분석 등을 제시한다.
먼저 기후 금융 리스크 완화를 위해 원칙은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사회와 경영진 레벨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금융 리스크를 파악하고 리스크 노출이 금융거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입증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는 은행의 리스크 대응 활동을 적극적으로 감독하고 경영진에게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준수할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경영진은 식별한 기후금융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접근 방식에 대한 절차와 제한 사항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심화되는 기후변화 영향을 고려해, 필요시 정책과 절차, 한계를 시의적절하게 수정하여 금융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은행 전반의 사업 전략, 리스크 수용범위, 재무/자본/운영 계획 수립 시 기후 금융 리스크 노출을 고려하여 전략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재무 상태 및 운영 측면에서 기후 금융 리스크 노출이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이 다뤄져야 한다. 전략적 계획을 토대로 원칙은 은행의 기존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에 기후 금융 리스크 노출 식별, 측정, 모니터링,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개발 및 적용하고, 이를 감독하는 등의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또한 원칙은 효과적인 기후금융 리스크 관리는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데이터 가용성과 공시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경영진은 기후 금융 리스크 정보를 은행 내부 보고, 모니터링, 단계적 접근 프로세스에 통합시켜 은행 전반의 건전한 의사결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시되고 있다.
원칙은 기후 금융 리스크 식별 및 측정, 관리하기 위해 시나리오 분석 적용을 제시한다. 시나리오는 은행의 규모, 복잡성, 비즈니스 활동 및 리스크 특성을 고려하여, 기후 리스크 관리 목표가 제시되어 개발 및 구현되어야 한다. 목표는 은행 전략 및 사업 모델에 대한 기후 리스크 임팩트 분석, 물리적/전환 리스크 식별과 이에 대한 위험 노출과 취약성 측정, 기후 리스크에 따른 잠재적 손실 추정 등으로 설정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관련 표준에 기인해야 하며, 검증 및 감독을 받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시나리오 분석 결과는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은행 내·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기후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검증과 예측 시도 활발...
우리정부도 금융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내년 마련할 계획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후변화 가중에 따라 대형 은행이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자체적으로 마련 중이다. 로이터 통신은 대형 은행들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이 2023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기후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예측하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내년 하반기 중에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범 적용하기로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금융권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 적용할 기후경제 시나리오와 모형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더불어 TF는 금융권에 '기후 리스크 지침서'의 안정적 정착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기후 리스크 지침서는 금융사가 기후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사업 환경·전략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공시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주요 해외 금융당국의 기후 리스크 가이드라인 사례 등을 검토한 뒤 금융회사 의견 조회 등을 거쳐 작성됐다. 국내 금융권의 기후 리스크 관리현황이 다소 미흡한 점을 감안해 규제적 성격을 배제하고, 금융권의 관리능력 향상 지원에 중점을 뒀다.
OCC의 원칙 초안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occ.gov/news-issuances/news-releases/2021/nr-occ-2021-138a.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