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튬, 유럽 전기차 혁명의 주인공 될까?

2021-12-27     유미지 editor
포르투갈이 전기 자동차 배터리의 주요 부품인 리튬 채굴을 위한 신규 광산 승인에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픽사베이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원자재인 리튬을 두고 각국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포르투갈이 2022년 초 새로운 리튬 광산 개발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아시아 국가에 의존해오던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급이 유럽 내에서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 리튬 시장의 게임체인저, 포르투갈

유럽연합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해 2035년부터 사실상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EU 내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전 세계 생산량의 3%에 불과해 리튬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리튬은 주로 호주와 남미에서 채굴되고,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40% 이상, 리튬 정제 용량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망 독립'은 유럽연합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리튬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니켈, 코발트와 함께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 광물이다. 포르투갈의 석유 회사 '갈프 에네르기아(Galp Energia)'는 스웨덴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Northvolt)'와 함께 포르투갈 북부에 유럽 최대 리튬 정제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시설엔 약 7억 유로(9400억원)의 비용이 들고, 2026년까지 연간 약 70만 대의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리튬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갈프 에네르기아와 노스볼트는 영국 광업 회사인 '사바나(Savannah)'로부터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사바나는 포르투갈 북동부에 서유럽에서 가장 큰 리튬 매장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매장지에는 10년 동안 연간 최대 60만 대의 전기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리튬 양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규제 기관의 승인은 나지 않았다. 포르투갈 환경부는 2022년 초에 신규 리튬 광산 승인에 대한 평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환경부 장관 주앙 페드로 마토스 페르난데스는 “포르투갈 광산 산업에 대한 여러 나라의 관심을 환영한다. 정부는 포르투갈의 천연자원과 관련 산업에 대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광맥에 대한 탐사권 입찰은 입법부의 선거가 끝나는 1월 30일 이후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르투칼의 또다른 회사 루소레쿠르소스(Lusorecursos) 또한 올해 두 번째 광산을 오픈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앞서 캐나다 그룹 록테크 리튬(Rock Tech Lithium)는 2024년부터 독일의 리튬공장에 4억7000만유로(6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이제 포르투칼에도 리튬을 향한 '화이트골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고 유럽 현지미디어 유랙티브가 전했다. 

 

환경단체, 리튬 추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해

리튬은 자동차 산업이 탈탄소화 하도록 돕지만 리튬 추출 과정에서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포르투갈의 비영리 환경 단체와 지역 단체들은 "광산이 농경지를 파괴하고, 물을 오염시키고 산업폐기물인 슬래그를 과도하게 생성할 것"이라며 리튬 추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바나의 CEO인 데이비드 아처는 “회사가 약 1500만 유로의 투자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238개의 조치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승인 이후, 실제로 리튬이 채굴되고 정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같은 결정이 유럽의 리튬 수급에 희망을 불어 넣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