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보고서 Review ⑤】 P&G, "10년 안에 탄소중립화 달성하겠다"

저온으로 세탁가능한 세제 개발해 탄소 발자국 낮추고, "전 제품 중 70%를 에너지 효율로 전환"는 목표를 1년이나 당겨 조기에 달성

2020-08-03     김환이 editor
생활제품 회사 P&G가 2030년 지속가능성 목표로 '전 세계 공급망 탄소 감축'을 설정했다/P&G

프로텍터&갬블(P&G)는 향후 10년 동안 탄소중립화를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약속을 발표했다. 기존 목표보다 한 단계 진전된 것이다. '전 세계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고 공급망에 100%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재생가능한 자원을 구매하겠다'는 목표다. 

P&G의 지속가능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과학 기술을 활용해 자사 제품의 생애주기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급망 및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P&G 세제 브랜드 중 하나인 아리엘(Ariel)과 타이드(Tide)가 바로 그 예다. 자사 제품 내 탄소발자국의 80% 이상이 소비자들의 세탁세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세탁과정에서 이용하는 온수가 탄소 배출의 주 원인이다. 그러나 이 두 제품은 저온 세탁에 고효율적인 세제로, 30도 이하의 온도나 냉수 세탁으로도 효율적인 세탁이 가능하게 했다. 식기 세척기 전용 세제인 캐스케이드(Cascade)도 저온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 그 결과 P&G는 2010년에 설정했던 '전 세계 세탁기 사용제품 중 70%를 에너지 효율로 전환한다'는 2020년 목표를 1년이나 당겨 조기에 달성했다.

2015년 이후 이산화탄소 절감 용량은 약 1500만 톤이다. 물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혁신해 전 세계 50억 명의 소비자들이 스스로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P&G 회장 겸 CEO인 데이비드 테일러(David Taylor)는 “우리는 50억 명 소비자들을 이해하는 동시에 제품을 혁신해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자체 뿐 아니라 패키징도 재설계했다. 헤어케어 브랜드인 허벌 에센스(Herbal Essence)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품 패키지를 새롭게 디자인 했다. 샴푸 병의 라벨 하단에 4개의 수직선, 컨디셔너는 후면 라벨 하단에 2열로 점자를 박아 시각장애인들도 쉽게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제품 순환경제를 위해 테라사이클의 루프(Loop) 플랫폼에 합류했다. 플라스틱 등 일회용 용기가 아닌 리필이 가능한 상품 용기로 바꿔 2030년까지 30만 톤의 플라스틱 배출을 감축할 예정이다.

P&G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버진리 헬리아스(Virginie Helias)는 "소비자들도 우리에게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에너지 효율적이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탄소 배출을 스스로 낮추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G는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P&G

P&G는 탄소감축 및 재생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기후변화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컨서베이션 인터내셔널(Conservation International), 세계자연기금(WWF) 등 글로벌 환경보호단체와 협력, 산림과 습지, 초원, 평원 등 중요 생태계를 보호 ㆍ복원하는 환경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필리핀 팔라완(Palawan) 보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팔라완은 야생동물 및 식물들을 보호하는 생태지역 중 하나다. 팔라완에 있는 희귀 식물인 맹그로브(mangrove)는 열대지방의 해안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매년 이산화탄소의 2.5배 정도를 흡수,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 지구에서 맹그로브가 차지하는 비율은 0.7%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P&G는 WWF와 협력해 팔라완 생태지역과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