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잡' 잡으러 ESG 자격증 따볼까

2022-01-06     박지영 editor

탄소중립의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직종의 일자리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친환경적 생산과정에서 파생된 환경 보존 및 회복에 연관된 '그린 잡(Green job)'이 대표적이다. 각 국 정부가 탄소중립에 진심인만큼, 그린 잡의 확대가능성에도 초록불이 켜졌다. 이미 선진국에선 새로운 직종으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에서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들을 소개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해외시장의 유망 그린 잡’ 책자를 4일 발간하며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13개국의 유망 친환경 직업 70개를 소개했다. 탄소배출 관리사나 에너지 효율 컨설턴트, 탄소배출권 거래 지원가 등 한국에서도 부상하고 있는 직업 외에도 친환경 물류 전문가나 그린 빌딩 건축가와 같이 전통적인 산업에 환경을 더한 직업, 태양광 발전 설치 기사, 전기자동차 수리 엔지니어 등 탄소중립 시대 필수적인 직종까지 소개한다.

그린 잡의 규모는 갈수록 팽창하고 있다. 미국에선 태양광 에너지 분야 일자리가 2021년 대비 2028년까지 1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에선 스마트 그리드 산업 일자리가 2013년 기준 1만 4000개에서 2030년까지 2만 70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에선 후진했던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새로운 전환기로 돌입하면서 배터리 조립 유지보수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각 국에서 공통으로 뜨고 있는 그린 잡은 크게 5가지 분야로 나뉜다. ▲에너지원 및 에너지 고효율화 분야 ▲산업·공간의 녹색화 분야 ▲환경보호·자원순환 분야 ▲저탄소경제 활동 지원 분야다.

‘친환경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environment-friendly output)하거나 친환경적인 생산과정(environment-friendly process)을 통해 환경을 보존하고 회복하는데 기여하는 일자리’가 그린 잡으로 분류된다/코트라 '해외시장의 유망 그린 잡'

에너지 고효율화 분야는 주요국의 강력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각광 받고 있다. 태양광 설치가 활발한 미국에선 태양광 시스템 엔지니어가, 차세대 에너지원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중국에선 수소 연료 전지 연구원이, 국가가 독점하던 전력망 시장을 민간에 풀어준 프랑스에선 스마트 그리드 전문 엔지니어가 뜨고 있다. 자연 자원이 풍부한 인도에선 바이오가스가 차세대 전원으로 평가받으며 바이오가스 분야 코디네이터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일본에선 해상풍력발전소 운영관리직이 뜨고 있다. 

산업 녹색화 분야는 기존 제조업 및 건설업과 결합도가 높다. 영토가 좁아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중요한 네덜란드의 경우 그린 건축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 농업이 발달한 영국에선 토양이 없는 재배 기술을 사용하는 수직 농업 기술자가, 아마존 등 이커머스의 발달로 물류 운용량이 급증한 미국에선 친환경 물류 전문가가 부상하고 있다. 

환경보호·자원순환 분야는 최근 순환경제 이행기에 있는 선진국에서 인기가 높다. 급격한 도시화율 증가로 도시 내 폐기물이 증가한 인도에선 고형 폐기물 관리 전문가가, 아랍에미리트에선 폐기물 관리감독자가 부상했다. 순환경제 이행으로 플라스틱 감축을 목표로 내건 중국에선 환경 감축원이, 독일에선 친환경 포장 프로젝트 관리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저탄소경제 활동지원 분야는 지식과 직무 간 융합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다. 컨설팅 시장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친환경 규제 및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환경 컨설턴트가 각광 받고 있다. 정부 정책 차원에서 탄소배출권 시장을 운영하는 중국에선 정부가 직접 탄소배출권 관리자를 양성하기도 한다.

관련 자격증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문직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고서는“독일의 에너지 효율 전문가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 절약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들 직업군은 정부가 실시하는 에너지 관련 회계 및 법규 등의 기본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탄소배출 관리자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위한 상담을 제공하는데 이를 위해 국가 자격증인 ‘탄소배출 관리사’ 자격증이 요구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의 플라스틱과 합성 제품 에코디자이너는 정부에서 인증하는 자격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새해 목표로 지속가능금융 자격증 따볼까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과정에서 금융은 빠질 수 없다. ESG 분야 종사자들이 딸 수 있는 ESG 자격증을 함께 정리해봤다.

미국의 비영리 기관인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는 FSA(Fundamentals of Sustainability Accounting) 시험을 운영하고 있다. FSA는 재정적으로 중요한 지속가능성 정보와 기업의 기업가치 창출 능력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전문가를 위해 설계된 시험이다. 응시자는 대부분 애널리스트, 컨설팅, 기업 지속가능성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원칙과 관행에 초점을 맞추는 레벨 1과 응용과 분석에 초점을 맞춘 레벨 2로 구성된다. 레벨 1은 지속가능성 요인이 기업의 가치와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자본 시장의 전문가에게 재무적으로 중요한 지속 가능성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툴을 2시간 동안 110문항으로 검증한다. 레벨 2는 산업별로 재무적으로 중요한 지속가능성 정보를 어떻게 기업 전략에 포함할 수 있는지, 투자자에게 알릴 수 있는지 2시간 동안 케이스 분석과 53문항으로 검증한다. 올해 시험 일자는 9월이며, 4월과 5월엔 시범시험이 있다. 응시료는 650달러, SASB 멤버라면 500달러다.

참고: https://fsa.sasb.org/level1-2/preparation/

한국에선 국제 재무분석사 자격증으로 잘 알려진 CFA 협회에서도 ESG 투자 자격증을 발급한다. 중요한 ESG 요소를 어떻게 분석하고 일상적인 역할에 어떻게 통합하는지를 배우고자 하는 투자 관련 실무자들을 위해 고안됐다. 2시간 20분간 총 100문항 객관식으로 치러지며, ▲ESG 마켓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인들 ▲ESG 분석(Analysis), 적정 가치 구하기(Valuation), 통합(Integration)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 CFA 협회는 판매 및 유통, 자산관리, 제품 개발, 재정 자문, 컨설팅, 위험관리 직군에서 적합한 자격증이라 소개하고 있다. 응시료는 675달러다.

참고: https://www.cfasocietykorea.org/faq-kr/#

SCR 예시 문제. /SCR '2021 SCR Practice Exam'

FRM(Financial Risk Manager) 국제자격증 발행기관인 GARP(Global Association of Risk Professionals)에서 인증하는 SCR(Sustainability and Climate Risk) 자격증도 있다. 특히 해외선 지속가능금융 애널리스트나 컨설턴트를 모집할 때 SCR 자격증 보유자를 우대하는 추세다. ▲기후변화의 기초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리스크 정책, 문화, 거버넌스 ▲친환경 및 지속가능한 금융의 계기 및 시장 현황 ▲기후 위험 측정 및 관리 ▲기후 시나리오 분석 부문에서 3시간 동안 4시 선다 객관식으로 80문항에 답해야 한다. 응시료는 비회원가 750달러다.

참고: https://www.garp.org/scr/frequently-asked-questions

유럽 금융 애널리스트 연합회(EFFAS)에서 공인하는 CESGA(Certified ESG Analysts)도 있다. 2014년 최초로 시행됐으며, 특히 투자 전문가에 특화돼 있다. ▲ESG 통합 ▲ESG 보고 ▲ESG 투자 프로세스 체인 ▲ESG 가치 평가 통합 등으로 구성된 선택형 문제 20개와 사례 문제 1개를 2시간 30분간 풀어야 한다. 응시료는 250유로다.

참고: 

http://kciaa.or.kr/html/qualifications/Notice.php?mode=view&seq=460&page=1&bc_id=bbs05_04notice&search_category=4&num_per_page=10&page_per_block=10&search=&search_text=

https://effas.com/professional-certificates/effas-certified-esg-analy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