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V4국가의 에너지 동향은?
KOTRA, 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V4국가 에너지 동향’ 보고서 발간 V4국가, 그린딜을 추진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본격화
코트라(KOTRA)가 V4국가에 대한 글로벌 마켓 보고서 ‘V4국가 에너지정책 동향’을 발간했다. 경제협력총괄팀 이경남, 바르샤바무역관 정상현, 프라하무역관 이정빈, 부다페스트무역관 김익중, 브라티슬라바무역관 윤지용이 함께 작성한 보고서다. V4국가는 비세그라드(Visegrad) 그룹 즉, 중유럽의 4개국 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말한다.
V4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럽 그린딜은 지난 2019년 12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이하 ‘EU집행위’)가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책이자 경제성장 전략을 말한다.
당시 EU집행위는 그린딜을 통해 2050년까지 유럽연합 전체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순 제로(Net-zero)에 이르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에너지 탈탄소화 ▲산업육성과 순환경제 구축 ▲운송・건축에너지 효율성 강화 ▲식품안전 등과 관련한 정책을 제시했다.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제도로 탄소배출권거래제 적용 범위 확대와 탄소국경세 도입도 명시했다.
이어 그린딜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 2020년 1월, ‘유럽그린딜투자계획(European Green Deal Investment Plan)’을 세웠다. 전환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산업과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1500억 유로(약 203조) 규모의 공정전환 체계를 수립하고, 코로나19 피해가 큰 회원국의 경기회복을 위해 EU회생기금을 동원한 그린딜・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폴란드, 2049년까지 석탄 광산 폐쇄 선언
폴란드는 지난해 2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정책인 ‘PEP 2040(Polish Energy Policy 2040)’ 결의(안)을 채택했다. EU 국가 중 유일하게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목표 대신, 2049년까지 석탄 광산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는 석탄 발전 비중을 현행 73% 수준에서, 2030년 37~56%, 2040년 11~28%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의 경우 2033년 첫 가동을 시작으로, 2043년까지 2개 부지에 3기씩, 모두 6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원전 건설에 따른 시설용량은 6~9GW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폴란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적극적인 것을 알 수 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최종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가 되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풍력(해양ㆍ지상), 태양광, 수소에너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2030년까지 EU기금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기금으로 574억 유로(약 77조원)를 사용할 예정이다.
체코, 2036년 두코바니 1기 원전 건설
체코는 2015년 5월 승인된 ‘국가 에너지 정책(State Energy Policy・SEP)’을 기본 정책으로 삼고, 2040년까지 안정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려 애쓴다. 보고서는 “체코는 탄소 감축과 관련해,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0%를 감축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석탄 발전 비중은 2030년 전체 에너지 소비 대비 22%가 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체코 석탄위원회는 석탄 발전 중단 시기로 2038년을 제안했으며, 체코 정부가 중단 시기 최종 결정을 논의하는 중이다. 원전은 2036년에 두코바니 1기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2040년까지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각 1~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체코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최종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가 되게 할 계획”이며 이와 관련해 “태양광,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기금으로 2030년까지 60억 유로(약 8조원)를 책정하고. ‘현대화 기금’ 프로그램을 통해 운용한다.
헝가리,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 발전 촉진
헝가리는 지난 2019년,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EU의 탄소 중립 계획에 동참하려 ‘중장기 에너지 전략(National Energy and Climate Plan・NECP)’을 채택했다. 탈 탄소화와 에너지 효율 증대, 에너지 안보, 역내 에너지 시장 활성화 및 연구・혁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보고서는 “헝가리는 탄소 감축과 관련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며,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석탄 발전의 경우 점진적인 축소를 통해 2030년에는 전면적으로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원전은 기존 4개의 발전소와 함께 신규 원전 2기를 2030년에 완공 및 가동해, 원전 발전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헝가리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최종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1%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보고서에는 “헝가리의 경우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바이오매스를 유지하고,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의 발전을 촉진해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나와 있다. 기후변화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금으로는 경제 재시동 액션플랜의 에너지 분야에 속하는 7500만 유로(약 1017억원)가량을 사용할 예정이다.
슬로바키아, 재생에너지원 비율 19.2% 달성
슬로바키아는 탄소 중립과 관련해, ‘국가 에너지 및 기후 계획(NECP)’을 통해 대기 질 개선, 온실가스 배출 감소, 기후변화 완화 및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경제성에 초점을 둔다. 탄소 감축 목표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1990년 대비 40% 감축, 탄소배출권 2005년 대비 43% 감축을 목표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슬로바키아는 석탄 발전의 경우 2030년까지 바이오매스 발전량을 1100Gwh(2021년 대비 5.3% 상승), 바이오매탄가스 발전량을 1140Gwh(2021년 대비 53.8% 상승)로 높여 해당 부분의 발전량을 평균 28.2% 증가시킬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슬로바키아 전력망의 85%를 차지하는 원전은 2023년까지 원자로 2기를 추가 가동할 계획이다.
슬로바키아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재생에너지원 비율이 19.2%다. 운송수단에서의 재생에너지원 비율은 14%로, EU와 동일한 수치다. 앞으로 2030년까지 풍력 및 태양광 발전량을 각각 15배 및 76.5%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녹색 정책 달성을 위해 17억 유로(약 2조원) 규모의 복구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기술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에 국내 기업의 협력 필요할 것
코트라는 V4국가에서 그린딜을 추진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산업전환 시 요구되는 기술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에 국내 기업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수소 분야의 협력을 살펴봐야 한다. EU는 그동안 청정에너지 전환, 지속가능 운송 목표달성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청정수소 개발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2020년 7월 발족한 '유럽 클린수소연맹(European Clean Hydrogen Alliance)' 가입을 통해, EU 기업들과의 기술교류 등 상호발전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V4국가의 수소 관련 기술개발이 초기 단계임을 감안할 때, V4국가의 기업들은 경쟁보다 공동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을 원하므로 국내 기업과 협력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에서다.
탄소배출 감축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탈 탄소화로 가는 전환기에 사용될 이산화탄소의 포집・저장 및 활용기술(CCS・CCU) 상용화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 협력 추진”을 중요하게 내다봤다.
EU기금 활용도 주목할 만하다. 2021~2027년 동안의 EU 장기예산은 1조8000억 유로(약 2445조원) 규모인데, 그중 최소 30%가 그린딜・환경 관련 기금에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전환비율 목표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프로젝트, 자율주행차량 및 커넥티드카 상용화를 위한 EU 도시 내 도로교통 시스템 및 인프라의 디지털・스마트화를 위한 프로젝트 등 세부 프로젝트 발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추후 발주될 프로젝트 조달시장에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산업별 연구개발(R&D)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 코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R&D 과제에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예산의 35%를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배터리, 청정수소, 탈 탄소・저탄소 운송수단 개발 및 상용화, 운송수단별 지속가능한 대체연료 개발 등 산업별 R&D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