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회사 에델만까지 ESG 압박..."고객사와 관계 끊겠다" 선언
세계 최대 규모의 PR 그룹 에델만이 ESG 경영을 하지 않는 회사와 함께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후 활동가들이 그린워싱 기업을 홍보하는 대행사, 광고 회사들을 향해 목소리를 낸 결과다.
지난해 9월, 환경 단체 ‘클린 크리에이티브스(Clean Creatives)는 화석 연료 기업을 광고, 홍보하는 그룹 리스트, 이른바 'F-리스트'를 만들어 발행했다. WPP, 덴츠 등 세계적인 광고그룹 90곳도 여기에 포함됐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화석 연료 회사와 함께 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100명 이상의 제작자, 전문가 및 운동가들 또한 에델만에게 화석 연료 기업 홍보 중단을 요청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해 11월에는 에델만에 엑손모빌과의 관계를 끊도록 촉구하는 #EdelmanDropExxon 캠페인을 벌였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은 에델만
환경 단체를 비롯한 여러 업계 관계자들의 압박이 계속되자 에델만은 지속가능한 전략인 ‘에델만 임팩트’를 발표하고 고객사 포트폴리오 검토에 나섰다. 에델만은 글로벌 기후 책임자로 로버트 카사멘토를 임명하고, 저스트 캐피털의 CEO인 마틴 휘트커를 고문으로 두어 내외부 전문가와 함께 포트폴리오에 대한 60일간의 평가를 거쳤다.
지난 7일, 에델만 PR 그룹의 CEO인 리처드 에델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에델만의 330여 개의 고객사 중 탄소 배출이 많은 20개 기업을 심층 조사했으며, 파리기후협약에 대한 공식적 입장이 없거나 탄소 배출 데이터가 없는 경우, 넷제로에 대한 목표가 없는 고객사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앞으로의 ESG 지침을 지키는 회사와 일할 것이며 이에 맞지 않는 몇 가지 경우엔 고객사와 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에델만은 엑손 모빌, 쉘 등과의 업무를 종료하진 않은 상태다.
기업, PR, 컨설팅 회사로 점차 영역을 넓히는 활동주의자들
얼마 전 엑손 모빌의 행동주의 투자자그룹이 캠페인을 벌여 임원을 교체한 데 이어 PR회사 에델만에게도 홍보 중단을 요구하는 등 점차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직원들의 요구도 새로운 압박 요소다. 맥킨지 앤 컴퍼니는 지난 가을, 1000명 이상의 직원이 서명한 공개 서한을 받았다. "고객사가 생성한 탄소 배출 이력을 공개하고 고객에게 더 엄격한 기후 관련 요구 사항을 도입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맥킨지의 글로벌 매니지먼트 파느터인 밥 스턴펠스(Bob Sternfels)는 직원들의 편지소식이 알려진 후 게재된 광고에서 "좋든 싫든, 빠른 전환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업계와 협력하지 않고는 배출량 감축을 전달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70명 이상의 30세 미만 광고 및 PR 전문가, 학생들은 광고 및 PR 회사 중역에게 화석연료 회사와의 계약 종료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래가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어떤 홍보회사도 Z세대 없이 틱톡(TikTok)을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기후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강한 이들 세대가 노동현장에 들어오면서 앞으로 이런 현상을 더욱 자주 벌어질 전망이다.